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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인류학박사] "네안데르탈-크로마뇽인 공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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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인류학박사] "네안데르탈-크로마뇽인 공생"

입력
1999.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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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가 과거 수천년동안 공존(共存) 뿐 아니라 공생(共生)까지 했다는 새로운 학설이 제기됐다.미 세인트 루이스 워싱턴 대학의 에릭 트린코스 고인류학 박사는 25일 『지난해 12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발굴된 어린 소년의 두개골에서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 초기의 유전인자가 혼재돼 있는 것이 확인됐다』며 『이는 두 그룹간 혈통교배가 이뤄졌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첫 사례』 라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두 종(種)사이에 아무런 연관성이 없으며, 상호 교배하지 않았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30만년전에 처음 출현한 네안데르탈인은 2만8,000년전 이베리아 반도에서 사라질 때까지 유럽 및 서아시아에 분포했던 반면, 20만년전 아프리카에서 생겨난 현생인류는 4만년전 유럽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번식했다는 게 기존의 학설.

트린코스 박사는 『유럽인종의 시발점으로, 크로마뇽이라 불린 현생인류가 네안데르탈인과의 교배를 통해 자손을 생산했다는 것은 대부분의 현 유럽민족의 핏줄에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 말했다.

4세 정도의 나이에 2만4,500년된 이 두개골을 조사한 결과, 소년은 현생인류의 특징인 툭 튀어나온 턱과 다른 유사한 얼굴 구조를 갖고 있었다. 반면 네안데르탈인의 전형인 땅딸막한 체구와 짧은 다리도 확인됐다. 다만 네안데르탈인이 소년이 태어나기 4,000여년전 멸종했기 때문에 이 소년은 네안데르탈인_크로마뇽 혼혈종의 후손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네안데르탈인 전문가인 노던 일리노이대의 프레드 스미스 교수는 『절대적으로 옳은 주장』이라며 『중부유럽에서도 상호교배의 가능성을 뒷받침해 주는 다른 두개골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고 말했다. 밀포드 월포프 미시건대 교수는 『아프리카 기원설을 뿌리채 흔들 수 있는 대 발견』 이라며 『최소한 유럽지역만큼은 네안데르탈인이 우리와 같은 종이고, 유럽인의 조상에 유전적으로 기여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반면 앨런 맨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진화론에 있어서 중요한 발견임에는 틀림없지만, 두 종간 상호교배가 이뤄졌다고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다』 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황유석기자 hwang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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