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권력.종교관계 분석… 현대 사회학의 '백과사전' -『베버는 비사회주의권에서 100년 동안 폭넓은 영향을 끼친 사회학자다. 그의 학문은 역사사회학, 문화사회학의 모습으로 근자에 들어 더욱 가치를 빛내고 있다. 그는 마르크스를 수용하면서도 서구 자본주의의 발전을 거대 담론이나 경제적인 현상만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는 주장을 「경제와 사회」 등 여러 저술에 담아냈다』(박성환 초당대 교수)
막스 베버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책은 「청교도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다. 그는 자본주의 발전의 원동력을 「물질적인 탐욕」보다 계획에 따라 자본을 투자하고, 이윤을 절도있게 관리하는 합리적인 태도에서 찾았다. 마르크스와 다르게 자본주의의 원리를 설명한는 점에서 가치가 적지 않은 책이다.
하지만 사회학자로서 베버의 역량을 충분히 드러내주는 책으로는 「경제와 사회」 「종교사회학 논집」이 꼽힌다. 특히 「경제와 사회」(총4권 1922년 유고로 완간)는 역사적으로 포괄하는 분야가 워낙 광범위한 데다 체계까지 방대해 사회학을 중심으로 경제학, 역사학 등 여러 학문을 폭넓게 수용하고 있다. 말하자면 현대 사회학에 관한 「지식의 백과사전」인 셈이다.
하지만 베버가 책을 쓴 목적이 사회학의 영역을 망라하는 일반 사회학을 서술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인류가 밟아 온 경제의 형식과 다양한 지배구조, 법, 종교 사이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특히 근대 문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자본주의 사회 질서 및 힘의 역동적인 관계를 따지고 들었다. 이런 작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근대사회와 인간의 운명에 대한 성찰」이라고 할 수 있다.
베버가 「청교도…」에서도 중심으로 다뤘고 특히 생애 마지막 10년 동안 줄기차게 추구했던 「합리성」문제도 이 책의 큰 주제 가운데 하나다. 그는 합리성을 「인간이 자연을 인간의 힘으로 가공하여 다양한 문화의 세계로 다듬어가는 복잡다단한 과정」으로 해석했다.
베버는 서구문화 발전의 합리적인 특징을 비서구적 문화와 대비하여 꼼꼼하게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베버는 그런 서구 문화가 세계사적인 보편성과 타당성을 얻은 것으로 여기지는 않았다. 상대적이고 역사적이며 내부에 많은 대립을 안고 있는 개념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베버는 마르크스와 거의 동시대 사람이다. 그리고 그의 작업을 높히 평가한 학자였다. 하지만 마르크스 사상이 현실에서 「혁명」으로 나타나고, 실천 과정에서 무수한 변종과 오류가 생겨나는 동안 베버의 사회학은 세상을 보는 폭 넓고 체계적인 사고를 제공하면서 빛을 더해가고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막스 베버
△1864년 독일 에르푸르트 출생 △1897년 하이델베르크대 정교수, 신경질환으로 수년 간 투병 △1910년대 현실정치에 적극 참여 △1920년 폐렴으로 사망 △저서 「청교도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1905년), 「직업으로서의 학문」(1919년), 「종교사회학 논집」(1920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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