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격사건이 발생한지 이틀이 지난 22일에도 미 콜로라도주 덴버 근교의 리틀턴은 공포와 경악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미국인들은 범인들의 범행수법과 규모가 속속 드러나자 그 치밀성과 대담함에 전율했다.경찰은 이날 학교 주방에서 더플백에 담겨있는 9㎏용량의 프로판가스 폭탄을 새로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된 프로판 가스탱크는 바베큐 파티를 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 기폭장치를 갖추고 있었다』면서 『범인들이 무차별 살상 뿐만 아니라 학교 전체의 폭파를 기도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딜런 클레볼드(17)와 에릭 해리스(18) 등 범인 2명은 범행당시 폭발물 3개를 터뜨리고 소총 권총 등 총기 4정으로 100여발의 실탄을 마구 쏴 댄 것으로 드러났다. 더군다나 이들은 더 많은 살상을 유도하기 위해 자신들의 차량에 부비트랩을 설치하는 등 학교곳곳에 시한폭탄 30여발을 묻어놓았다. 이들이 집에서 손수 제작한 30여개 폭발물은 단순한 파이프 폭탄에서부터 해체하는데 한참 걸리는 시한폭탄까지 다양했다.
존 스톤 보안관은 『범인들은 사건을 조사할 경찰들까지 죽일 계획을 사전에 세워놓은 게 분명하다』면서 『폭발물 등 동원된 무기 규모로 볼때 공범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범인들은 또 도서관에서 자살하기 직전 단독범행을 주장하는 「최후의 쪽지」를 남기는 「영웅심리」까지 보였다. 이들은 쪽지에서 『우리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묻지마라.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생을 마감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범인들의 집에서 이번 사건의 구체적인 계획을 기록한 개인노트와 학생들의 사진위에 「죽음」 등이라고 쓴 앨범을 발견했다. 범인들은 또 지난해 가을 교정을 무대로 살인연습용 비디오를 제작, 반원들에게 보여주기까지 했다. 학생들은 『트랜치코트를 입고 총으로 운동선수들을 겨누는 비디오 내용과 이번 사건이 흡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제퍼슨 지방법원은 범인들이 올해초 남의 차량에 무단침입한 혐의로 체포됐을때 이들을 「장래가 총망되는 학생」으로 평가한뒤 석방한 것으로 드러나 미국 청소년교육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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