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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 묘훼손 무속인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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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 묘훼손 무속인 검거

입력
1999.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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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양씨 현장조사중 음독자살 기도… 중태충무공 이순신(李舜臣)장군 묘소 훼손사건은 부산에서 철학관을 운영하는 여자무속인이 자신의 두통을 치료하기 위해 저지른 어처구니 없는 범죄로 밝혀졌다.

용의자 양순자(楊順子·48·여·무속인·부산 부산진구 가야동 480)씨는 23일 경찰에 검거돼 현장 조사를 받던 도중 제초제를 마시고 음독자살을 기도, 부산대학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다.

◆검거및 범행동기

충남 아산경찰서는 이날 오후4시20분께 양씨를 부산 북구 덕천1동 백철학관에서 긴급체포,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양씨는 경찰에서 『10여년전부터 부산에서 철학관을 운영해왔는데 최근 꿈에 이충무공이 보이면서 머리가 아프기 시작해 충무공과 그 후손들의 기(氣)를 끊으면 나을 것으로 생각해 칼 등을 꽂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양씨가 운영하는 철학관에서 찾아낸 등산용 배낭에서 범행에 사용하고 남은 식칼 77개와 쇠말뚝 9개, 쇠망치 3개, 손전등과 손도끼, 20ℓ들이 페유통 1개, 풍수지리책 「한국묘지기행」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식칼 제조처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양씨가 이를 대량 구입해 간 부산지역 업소를 확인, 철학관에 있는 양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양씨에 대해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양씨는 경찰에 검거된 뒤 오후7시30분께 쇠말뚝을 구입한 부산 동구 범일2동 D공업사에서 현장조사를 받던중 용변을 보고 오겠다며 옆 건물 화장실에 가 가슴속에 숨겨놓은 드링크병에 든 제초제를 마셨다. 양씨는 경찰에 의해 곧바로 부산대병원으로 옮겨져 위세척을 받았으나 중태다.

◆범행과정

경찰조사결과 양씨는 3월초부터 2~3차례에 걸쳐 부산 사상구 모라동 K철공소에서 식칼 200개를 구입하고 부산 동구 범일2동 D공업사에서 쇠말뚝 60개를 주문제작한 뒤 3월4일 충남 아산시 음봉면 이충무공 묘소에 식칼과 쇠말뚝을 꽂았다.

양씨는 이어 이달 8일까지 4차례에 더 아산시에 가 현충사내 덕수(德水)이씨 선영 등의 분묘 33기와 현충사 뒤편 방화산 정상 등에 모두 120개의 칼과 쇠말뚝을 꽂은 것으로 밝혀졌다.

양씨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매번 오후8시부터 새벽3시까지 어둠속에서 범행을 저질렀으며 범행에 앞서 수십차례나 기상청에 전화해 날씨를 물어본 뒤 범행날짜를 잡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범여부

양씨는 경찰에서 『범행은 혼자 저질렀으며 공범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여자 혼자 무거운 쇠말뚝 등을 운반하고 넓은 지역에 산재한 분묘들에 꽂았다고 보기 어려워 공범이 더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 압수한 칼 쇠말뚝(86개)과 묘 등에서 수거한 것(120개)을 더해도 총 구입량(260)개에 크게 못미쳐 여죄 여부도 추궁중이다.

/아산=허택회기자 thheo@ 전성우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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