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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파업] '단축철'에 시민도 '단축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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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파업] '단축철'에 시민도 '단축생활'

입력
1999.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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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를 이탈한 서울지하철 파업이 시민들의 생활패턴까지 뒤바꿔놓고 있다. 특히 지하철이 단축운행에 돌입한뒤 관공서는 물론 일반 기업들도 대부분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면서 정상적인 업무가 이뤄지지 않고있고 시민들의 귀가가 빨라지면서 밤문화도 된서리를 맞았다. 서민의 발이 묶이면서 정상적인 생활패턴이 일그러지고 있는 것이다.우선 관공서는 물론 일반 회사들이 교통대란으로 인해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고 나섰다. 대부분 출근시간을 10시이후로 늦추었고 퇴근시간도 오후 4시이전으로 앞당기고 있다.

심야영업이후 활력을 되찾던 심야문화도 압박을 받고 있다. 당장 도심의 음식점, 유흥업소들은 시민들이 귀가를 서두르면서 매상이 줄었다고 울상이다. 실제로 단축운행이 시작된 22일 직장인들은 약속을 줄줄이 취소하고 일찌감치 도심을 빠져나갔다. 이날 오후 7시 당산발 홍대입구행 지하철 2호선 객차에서 만난 김모(34·진로건설)씨는 『서초동 회사근처에서 저녁을 먹기로 한 약속을 취소하고 귀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C단란주점 김모(38) 사장은 『저녁영업으로 먹고 사는데 큰 일』이라고 말했다. 시내 중심가 백화점과 극장도 걱정이 태산이다.

젊은 이들의 심야데이트 장소로 각광받던 두산타워 밀리오레 거평프레야등

「동대문 트라이 앵글」의 한 관계자는 『도매위주의 상인들은 줄지 않았지만 구경삼아 몰려오던 젊은이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프로야구 관계자들도 단축운행이 관중동원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불평이다. 잠실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두산 베어스팀은 21일 팽팽한 투수전 끝에 9회말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 관중 증가 기대에 부풀었다. 그러나 22일 관중은 전날에 비해 13%나 감소한 7,000여명. 그나마 오후 9시가 되자 6회 4:3의 손에 땀을 쥐는 상황에도 관중이 대부분 자리를 떠 선수들을 허탈케 했다. 구단관계자는『야구팬이라면 자리를 뜨고 싶었겠느냐』며 『팬중에 지하철을 이용하는 학생층이 많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반면 택시기사 주택가 주변의 상점, 비디오가게, 서울시내 300여개 택배업체등은 교통대란을 등에 업고 파업특수를 누리고 있다.

22일 오후 10시 지하철 2호선 교대역에는 막차를 놓친 승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와 택시잡기 쟁탈전이 벌어졌다. 택시기사 김모씨는 『자정께 시작되던 피크타임이 오후 10시 전후로 앞당겨졌다』고 말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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