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중인 80대 할머니가 23일 폐품수집 등으로 어렵게 모은 전 재산 1억원을 한국외국어대에 장학금으로 기탁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감동의 주인공인 함남출신의 장경자(張京子·80)할머니는 18세때 서울로 시집온 뒤 1년만에 남편과 사별하고 자녀없이 평생을 홀로 살아왔다. 이후 장할머니는 행상 막노동 등으로 생계를 꾸려왔으며, 특히 한국외대에서 버려지는 고철 신문 등의 폐품처리는 장할머니의 주요 생계수단이었다.
집안의 반대로 보통학교를 3년만에 중퇴한 장할머니는 「구두쇠 할머니」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청빈한 생활을 해오면서도 늘 공부에 대한 미련은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서울 위생병원서 방광암 진단을 받게 되자 가난으로 학업을 지속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푼푼이 모은 전 재산을 내놓기로 결심했다.
장할머니는 이날 장학금 전달식에서 『등록금이 없어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들이 있어서는 안된다』라며 『공부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면 더이상 바랄 것이 없다』라고 눈물을 글썽인 뒤 1억원이 예금된 통장을 외대측에 전달했다. 학교측은 극빈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에 쓸 계획이다.
단칸방에서 같은 교회 신도들과 함께 생활하는 장할머니는 서울위생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고 있으나 상태가 악화돼 거동마저 불편한 상태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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