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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교환학습] "서울체험 평생 못잊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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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교환학습] "서울체험 평생 못잊을거예요"

입력
1999.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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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내년에 또 보자. 자주 연락하고…』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일원동 대왕중학교 교정. 대왕중학교 학생들은 「체험 교환학습」으로 3일간 이 곳을 방문한 강원 화천 상서중학교 학생들과 아쉬움을 나눴다. 눈물을 글썽이거나 서로 부둥켜 안은 학생들, 편지나 조그만 선물을 교환하는 학생들….

까까머리 시골 학생들에게 이번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 19일 오후 친구들과 대왕중에 도착한 전영준(全英俊·14)군. 서울 친구들을 소개받을 때만해도 낯선 환경에 대해 가졌던 설레임과 두려움은 수업을 같이 하면서 금새 눈녹듯 사라졌다. 『너네 교실이라고 생각해』.「3일 짝꿍」이 된 채인병(蔡仁炳·13)군의 한 마디에 둘은 다정한 친구가 됐다.

수업이 끝난 뒤에는 인병이와 나란이 집으로 갔다. 양 학교의 합의로 결연을 맺은 학생 집이 숙소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서울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하는 궁금증도 이내 풀렸다. 사는 지역만 다를뿐, 농촌의 생활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 부러운게 있다면 농촌에서는 보기 힘든 각종 참고서와 교육관련 비디오.

저녁식사후에는 둘이 함께 목욕을 했다. 잠자리에 들기 전 대화도 많이 나눴다. 『나중에 무엇이 되고 싶니』(인병)『운동선수가 됐으면 좋겠다』(영준) 『서울에 와보니 어때』(인병) 『너무 바쁘게 돌아가는 것 같애. 하지만 우리나라에 이렇게 큰 도시가 있는 것에 놀랐어』(영준). 끝없는 얘기에 밤 11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교환학습 프로그램의 하나인 현장체험길에 나섰다. 친구들과 함께 서초동 대법원으로 가 재판과정을 지켜봤다. 『재판이 이렇게 진행되는구나』. 이어 남산에 있는 서울시 교육과학연구원에 들러 과학에 대한 꿈도 키웠다.

떠나는 날인 21일 아침 일어나자 마자 소감을 썼다. 「소중한 경험이었다. 도시 친구들의 생각과 우리나라 발전상을 이해하는 도움이 됐다. 도시와 농촌을 비교해 볼 수있는 좋은 기회였다」

앞서 15일부터 3일간 상서중을 찾았던 대왕중 학생들은 더욱 또렷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옥수수 콩 오이를 심어 텃밭을 가꾸고 난생 처음 쑥과 냉이를 캐면서 흙의 소중함을 느꼈다. 미술시간에는 개울에 나가 발을 담그며 캔버스가 아닌 돌에 그림을 그렸고 국어시간에는 부모님 은혜를 떠올리며 시를 쓰기도 했다. 학교대항 축구시합에서 함께 뛰고 넘어지면서 어느새 하나가 됐다.

떠나는 날 상서중 우형식교장은 대왕중 학생 전원에게 이들이 쓴 글을 묶은 시집과 농촌학생들과 찍은 사진집을 선물했다.

대왕중 정재량교장은 『체험교환학습은 단순한 도·농간 학교방문이 아니라 정서 함양에 바탕을 둔 인성교육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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