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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경영진교체] 조중훈 회장직만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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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경영진교체] 조중훈 회장직만 내놔

입력
1999.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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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에 대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경영진교체 파문은 「조중훈(趙重勳)회장과 조양호(趙亮鎬)사장의 동반 퇴진」으로 일단 큰 가닥이 잡혔다.한진그룹이 이같은 비상카드를 꺼내든 것은 인명피해와 국가적인 신인도 추락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청와대의 초강경자세 때문. 김대통령의 오너경영진 교체 주문에 이어 강봉균(康奉均)경제수석의 대한항공에 대한 강력 제재 방침 등 다각적인 압박작전을 피해갈 방법이 전혀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백기」를 든 셈이다.

그룹오너회장이 사회적 물의를 빚은 사건으로 회장직을 내놓기는 이번이 세번째. 60년대초 한비밀수사건을 일으킨데 대한 책임을 지고 당시 삼성그룹의 이병철회장이 회장직을 물러난데 이어 91년에는 낙동강 페놀유출사건으로 당시 박용곤(朴容昆)두산그룹회장이 사임한 적이 있다.

이제 초점은 「포스트 조중훈시대」의 대한항공의 향방. 지금까지 조회장 일가의 절대적인 영향력 밑에 있던 대한항공이 전문경영체제 하에서 어떤 변신을 보일지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들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 조씨 일가의 동반퇴진으로 대한항공이 인명중시의 항공전문기업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이와관련, 대한항공은 앞으로 일대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상무급 이상 29명 전원의 사표제출을 신호탄으로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경영혁신의 일대 회오리가 몰려올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대한항공 직원들도 크게 술렁대고 있다. 특히 김대통령이 대한항공의 권위주의적이고 성장위주의 경영행태에 대해 일일이 지적한만큼 어떻게든 가시적인 경영혁신안을 내놓아야 할 처지다.

심이택(沈利澤)신임사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운항부문 5명 이사중 1명을 외국전문가로 채우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심사장은 『회장직으로 물러난 조전사장은 물론 어떤 오너경영진의 눈치도 보지않고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해 과감한 개혁조치를 단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심사장은 특히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운항단축 등 극약처방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이같은 경영혁신은 21세기로 도약해야 할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경쟁력향상에 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관련, 대한항공의 항로수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아시아나항공도 내부적으로 경영구조등 경영전반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별로 달라질 것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조회장이 대한항공 회장직만 내놓았을뿐 한진투자증권 한진해운 한진중공업 등 5개 계열사의 회장직은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고 있다. 그룹회장으로서 조회장이 그룹의 주력기업인 대한항공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반응이다. 재계 관계자는 『오랫동안 상명하복 문화에 젖어있는 체질이 회장이 물러났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바뀌겠냐』고 반문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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