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노조 파업의 장기화로 지하철 2~4호선 운행이 단축돼 서울 시민들은 「귀가전쟁」을 치르고 있다.밤 10시 이전에 지하철 운행이 끊겨 수많은 시민들이 만원버스와 합승택시를 이용했으며, 자가용 승용차 운행이 크게 늘어 병목구간 도로마다 극심한 정체현상이 일어났다.
서울시는 시내버스 운행시간과 노선을 연장하고, 전세버스와 공공기관 보유차량을 총동원해 임시노선에 투입하는가 하면, 택시 3부제 운행을 풀어 교통수단 늘리기에 총력을 쏟았으나 지하철 승객을 흡수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서울시민들은 이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 자가용 승용차를 나누어 타고, 웬만한 거리는 걷고, 불요불급한 볼일은 뒤로 미루어 교통수요를 줄임으로써 상습화한 지하철 노조의 파업관행에 맞서야 한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시민 전체의 불편을 강요하는 파업투쟁의 결말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를 파업 주도자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서 시민들은 한마음으로 뭉쳐 불편을 참고 이겨낼 필요가 있다.
서울시와 정부도 지하철 이용 공무원들과 공공기관 직원들의 출근시간 연장조치를 취해가며 불편을 참아달라고 호소하고 있으니 이번 일을 나쁜 관행을 고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파업이 장기화할 낌새가 보이자 일부 시민들이 자진해 역무를 보조하고, 비상근무에 지친 기관사들에게 음료를 대접하는 현상은 예년에 볼 수 없었던 일이다.
이번 파업이 노사분규가 아니라 노조와 시민간의 대결로 양상이 바뀌었음을 말해주는 이 새로운 현상은 이번에 반드시 지하철 노조의 버릇을 가르쳐 주자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기관사 경력자나 전동차 검수업무 경력자들중 무료봉사하겠다는 사람들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해마다 춘투라는 몸살을 앓아온 일본에서 시민들이 파업 전동차에 돌을 던지며 저항한 끝에 고질병을 퇴치한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프랑스에서도 근년 교통기관 노조의 파업으로 전국의 교통이 마비되자 시민들이 반(反)파업 시위를 벌여 파업의 반사회성을 널리 알린 일이 있었다.
우리는 서울시와 정부가 시민불편을 의식해 노조측에 굴복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그런 뜻에서 정부가 22일 노동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강경대응 방침을 천명한 것은 시의 적절하고 타당한 대응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80년대 초 미국 공항관제사들의 일제파업 때 레이건 미국대통령이 기한내 업무 미복귀 노조원들을 모두 해고한 초강경 조치로 범국민적 지지를 얻은 전례를 우리는 기억한다. 법 규정과 원칙에 충실한 대응으로 국민생활에 피해를 끼치는 명분없는 불법파업을 뿌리뽑아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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