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검찰총장 하나 해임하지 못하는 「허수아비」로 전락했다.러시아 연방회의(상원)는 21일 옐친이 요청한 유리 스쿠라토프(46) 검찰총장에 대한 해임안을 반대 79, 찬성 61로 다시 부결했다. 상원은 앞서 지난달 17일에도 옐친이 요청한 검찰총장 해임안을 거부한 바 있다.
상원의 이날 표결은 검찰총장 해임으로 크렘린의 부패사건 자체가 은폐될 가능성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옐친은 검찰총장의 해임 관철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는 20일 19개 주지사(상원의원)들에게 주지사 직선제 폐지에 반대하고 지방 정부의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공언, 의원들의 환심을 사기까지 했다. 옐친은 또 알렉산드르 볼로쉰 대통령 행정실 실장을 상원에 보내 해임안 승인을 요청하는 친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옐친의 뜻과 정반대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스쿠라토프 총장은 크렘린과 전·현직 정부 고관들이 스위스에 각각 수천만 달러씩의 비밀계좌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총액이 250억달러에 달한다고 폭로했다. 여기에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근 유출 자금 중 일부가 옐친 진영의 재선 자금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스쿠라토프 총장 자신도 최근 매춘부 2명과 성행위하는 장면이 담긴 몰래카메라가 국영 TV를 통해 공개돼 도덕적 타격을 받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국가 안보위 서기겸 연방보안국(FSB) 국장은 의회 표결과는 무관하게 검찰총장의 섹스스캔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쿠라토프 총장은 상원의 표결 직후, 계속 검찰총장직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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