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중인 일련의 교육 정책은 한마디로 실패작입니다. 개혁의 주체인 교사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부치고 무슨 정책을 펴겠다는 겁니까』42년동안 교직에 몸담다 2월 정년퇴직한 「교육계 원로」최태상(崔泰祥·65·사진)전경복고 교장은 최근의 교육계를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정부의 교육정책이 교육현장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교원들도 소명감이 부족해 갈등의 골만 깊어진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는 요즘 교육계가 70년대로 회귀한 듯 하다고 했다. 『당시 처우가 좋지 않은 교사들이 대거 산업 현장으로 빠져 나갔어요. 하지만 아무도 그들을 붙잡으려고 하지 않았어요』. 최근 붐처럼 번지고 있는 교사 명퇴러시가 교사 집단사표로 공백을 초래한 20년 전과 비교해 흡사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풍토라고 그는 꼬집었다.
『교직에 환멸을 느껴 학교를 떠나는 명퇴교사들은 그렇다 쳐도, 남아있는 교사들까지 내팽겨치면 교육은 황폐화할 수 밖에 없습니다. 교육개혁을 하려다 청소년 교육을 완전히 망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최전교장은 교원들에 대한 일침도 잊지않았다. 『교사는 사람을 키우는 직업입니다. 남다른 소명감이 있어야지요. 교직을 천직으로 느낀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결코 흔들리거나 동요하지 않을 겁니다. 또한 자기계발도 게을`리 해서는 안됩니다』
그의 고언은 이렇게 끝을 맺었다. 『교육개혁을 혁명하듯이 해서는 안됩니다.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점진적으로, 차분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교단은 학생 교사 학부모가 삼위일체가 돼야만 제 역할이 가능하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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