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예인의 모든것 사이버세상서 만난다 -(#풍경 하나) 『얘, 이미숙은 나이가 꽤 들었을텐데 아직도 그렇게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비결이 뭘까?』 (서울 도봉구 쌍문4동 H미용실에서 아줌마들의 수다)
(#풍경 둘) 『요즘 「장미와 콩나물」에 나오는 최진실이 연예계에 어떻게 발을 들여놨는지 아니?』 (4호선 지하철에서 여대생들의 대화)
대중문화의 핵은 스타다. 스타에 대한 호기심은 대중문화의 위력이 커질수록 비례한다. 그래서 스타는 그 자체가 상품이다. 상품은 정보다. 정보에는 주고 받는 흐름이 있다.
◆연예인 홈페이지가 는다
불과 1~2년 새 연예인이나 소속 기획사들이 스타의 모든 것을 알리는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붐이 일고 있다. 또 수많은 팬클럽들이 홈페이지를 자체적으로 꾸미거나 PC통신 이용자가 직접 만드는 경우도 허다하다. 현재 신비로 유니텔 천리안 등에 만들어진 연예인 홈페이지는 수백개에 달한다.
『간헐적으로 스타의 동정을 보도하는 언론매체와 달리 언제든지 새로운 정보를 불특정 다수에게 지속적으로 줄 수 있고 팬들의 반응을 금세 알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신비로 김진옥과장의 설명.
◆홈페이지의 내용과 서비스
드라마 「청춘의 덫」과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으로 백상예술대상과 대종상 주연상을 받은 심은하 홈페이지. 「심은하는요!」에 데뷔연도, 체격, 좋아하는 꽃, 심지어 발의 크기까지 소개돼 있다.
「출연 작품들?」에는 데뷔작 부터 최근 드라마, 영화에서 그녀가 맡은 배역과 연기세계가 담겨있다. 「사진/동화상」에는 출연 장면과 사진 등 수십장이 떠있어 언제든지 다운받을 수 있다.
『여보세요, 저는 여러분을 사랑해요』로 시작되는 개그맨 김국진의 홈페이지. 「국진앨범」, 「국진이는?」, 「편지쓰기」, 「방명록」, 「자유게시판」, 「유머게시판」, 「추천 사이트」 등 갖가지 코너가 개설돼 있다.
연예인 홈페이지의 조회 건수는 얼마나 될까? 개설한 지 1년이 채 안된 고소영의 경우, 13만 6,000여건. 팬클럽이 운영하는 한석규 홈페이지는 1년 2개월 동안 6만 8,000여명이 방문했다.
연예인 홈페이지에는 팬과 스타간의 만남의 자리가 마련돼 있다. 게시판이나 전자우편을 통해 팬이 스타에게 의견과 비판을 직접 전달할 수 있다. 『죽을 때까지 고소영씨 한번 만나보는게 소원입니다…』, 『석규 오빠의 연기는 갈수록 좋아지는데 이번 「쉬리」에서는…』 등등….
하지만 바쁜 연예인들은 일일이 팬들의 질문에 답장을 보내기 어렵다. 또 개설만 해놓고 관리는 엉망인 경우도 허다하다. 요즘 10~20명 정도의 스타를 묶어 소개하는 하이텔의 경우처럼 연예인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홈페이지도 나왔다.
◆안티 홈페이지
그러나 함정은 있다. 각종 홈페이지에는 허위·과장 정보를 담는 경우가 있어 이용자들은 주의해야 한다. 심지어 특정 스타를 음해하는 「안티 홈페이지」도 등장.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와 라이벌 관계에 있는 사람에 대한 비난 위주의 내용이 가득 차 있다.
이 홈페이지들은 제목부터 공격적이다. 「H.O.T 죽이기」, 「기가멜의 sEs반대 페이지」 등이 대표적인 안티 홈페이지.
/배국남기자
* 대중문화의 사이버공간
쌍방향성, 동시성, 직접성, 개방성, 익명성…. 사이버 공간의 특성들이다. 연예인의 사이버 공간 등장이 갖는 문화적 의미는 특히 이같은 특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이버 공간은 상상과 환상, 이미지 속에서 객관적으로 존재했던 스타를 실생활과 자신의 주관 속으로 들어오게 한다.
신문이나 방송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했던 스타와 사이버 공간을 통해 직접 대화도 할 수 있고, 가상공간에서 수시로 만날 수도 있기 때문.
연예인에 대한 문화대중의 관심이 능동적으로 표출되기 시작한 것도 사이버 공간의 위력이 크게 작용했다. 그동안 스타에 대한 공개적인 칭찬과 비판, 관심을 표명할 수 있는 사람은 기자, 비평가 등 한정된 일부였다. 하지만 사이버 공간을 통해 일반인도 스타의 연기력이나 가창력, 사생활에 대해 관심과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익명성과 동시성이라는 사이버 공간의 특성은 폐해도 초래하고 있다. 잘못된 정보의 범람은 연예인들의 허상을 확대 재생산한다. 사이버 공간이 갖는 막대한 확산력으로 연예인의 사생활이나 비리 등에 대한 정보는 일시에 스타를 죽이기도 한다.
섹스 비디오 파문을 일으킨 탤런트 오현경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익명성을 무기로 스타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가해지는 공격적인 글들은 표피적이고 말초적인 것들이 많아 대중문화의 풍경을 황폐하게 만든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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