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일(孫世一)원내총무가 22일 청와대와 국민회의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손총무는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자민련 강창희(姜昌熙),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총무와 회담을 갖고 국회 운영방안을 논의, 10개항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을 받아본 국민회의 지도부는 순간 얼굴색이 변했다.「국회 정치개혁특위의 활동시한을 12월까지로 연장한다」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합의사항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정치개혁 작업을 조속히 마무리짓기 위해 5월전당대회마저 8월로 미뤄 놓았다. DJP의 내각제 담판도 같은 이유로 연기했을 정도로 정치개혁은 여권 정치일정의 핵심부분. 손총무는 야당과 회담에 나서면서 이같은 당 방침의 「기본」을 잘 인식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내가 먼저 특위 시한을 연장하자고 제안했다』면서 『조금씩 늦추느니 아예 넉넉하게 날짜를 잡으려고 했다』고 말해 주변을 아연케 했다.
청와대의 시정요구에 따라 국민회의는 김영배(金令培)총재권한대행 주재로 긴급 당3역회의를 소집, 총무들의 「결정」을 백지화했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회의후 『손총무의 「착각」이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손총무는 15일 공개석상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의 국회문제 관여를 과감히 비판해 파문을 불렀다가 다음날 『농담이었다』고 말을 바꾼 적이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제 그동안 야당의 약속위반을 따지기도 어렵게 됐다』면서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일들이 많은 데 왜 자꾸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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