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를 중시하는 정신이나 효사상은 소중히 지켜나가야 할 전통문화입니다』『중국 성리학에 바탕을 둔 예의는 우리 고유문화가 아니며 한자와 영어가 판치는 세상에서 전통문화는 사라졌다고 보는 것이 옳지 않을까요』부산 사상구 학장동 구덕고교(교장 김병기·59) 2학년 교실. 토론 도서로 선정된 「한국인의 의식구조」와 「한국인에게 문화는 있는가」라는 책을 읽은 학생들간에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이 학교의 자랑인 독서토론 교육시간. 지난해부터 정규과목에 포함된 독서토론은 독특한 방식으로 독후감 쓰기의 중압감을 털어내고 독서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내고 있다.
토론의 핵심은 학급별로 5~6명씩으로 구성된 「독서모듬」. 매월 1회 이뤄지는 독서토론은 4단계로 나눠진다. 첫째주에는 반별로 2종의 필독도서를 돌아가면서 읽게해 어휘, 표현, 논리전개 방식을 익힌다. 둘째주에는 모듬 구성원간의 토의에 의해 토론주제를 설정하며, 셋째주에는 각 모듬의 토론주제에 대한 토의를 거쳐 학급 전체의 토론주제를 결정하게 된다. 마지막 주에는 학급학생 전체가 토론을 벌이며, 학생들은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독서노트를 탈피해 만든 「독서활동 기록장」에 순수한 독서 소감만 500자 이내로 짧게 기록한다.
2학년 김명수군은 『이전에는 독서에 대한 중압감에 시달렸으나 자연스럽게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토론하는 과정에서 발표능력이 느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교장은 『학생들이 한가지 주제를 놓고 토론과정을 거치면서 깊이있는 사고를 문장으로 표현하는 어휘선택능력이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부산=한창만기자 cmhan@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