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주부 이모씨(34)는 얼마전 낙원상가를 찾은 끝에 해묵은 고민을 해결했다. 지난달 초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이 피아노를 사달라고 졸라왔으나, 새 것으로 구입하기에는 부담이 컸던 것이 사실.이씨는 낙원상가의 중고악기점을 둘러본 끝에 새제품으로는 300만원에 육박하는 유명메이커의 피아노를 90만원에 구입해 딸에게 선물했다. 이씨는 『딸이 중고피아노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고 마냥 즐거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들어 경기가 회복움직임을 보이면서 백화점 매출이 급증세를 보이는 등 신상품에 대해 수요가 늘고 있으나, 중고용품의 「매력」은 과거에 못지 않다.
특히 시중에 나와 있는 피아노 가구 자동차 등의 고가 중고제품은 품질이 새제품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가격은 절반 안팎에 그쳐 「스테디 셀러(Steady Seller)」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새가구의 30%면 새 것같은 중고 지하철4호선 사당역에서 이수교차로에 이르는 사당가구거리. 200개 남짓한 가구점 중 80여곳이 중고가구를 판매한다. 가구점에서 쓸 만한 중고가구를 손질해놓았기 때문에 새가구와 혼동할 정도다.
가장 큰 장점은 가격. 새제품의 30%정도면 새 것 못지 않은 중고가구를 살 수 있고, 비싸도 50%를 넘지는 않는다.
소파세트(5인용)가 10만~20만원, 장롱이 20만~40만원, 식탁세트가 10만~20만원선이며 책상도 5만원 정도면 유명메이커 중고품을 살 수 있다.
외제 중고가구로 이국 분위기를 이태원 해밀턴호텔인근의 가구점을 찾으면 외제 중고가구도 구할 수 있다. 이들 가구는 본국으로 돌아간 외국인들이 내놓고 간 제품들로 소파, 식탁 등을 20만~10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국산 중고보다 약간 더 부담하면 집안을 이국적 분위기로 꾸밀 수 있다.
28일과 29일 서울 하이얏트 호텔에서 「제1회 생활공간을 위한 서양 골동품」전(展)이 열릴 정도로 외국 가구나 소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 가고 있다.
100만원이면 수준급 피아노 종로2가 허리우드극장 뒷편의 낙원상가는 요즘도 중고악기를 사려는 고객들로 붐빈다. 악기중에서도 피아노가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흠이 있거나 다소 오래된 중고피아노는 30만~40만원이면 살 수 있다.
150만원 정도면 지난해 300만원대에 판매된 「신제품」도 살 수 있다는 것이 현지상인들의 설명이다. 낙원상가는 평일과 토요일에는 오후 7시까지 영업하고, 일요일에는 문을 닫는다.
낙원상가를 통하지 않고도 중고피아노 구입이 가능하다. 각 지역의 피아노조율사에게 문의하면 중고피아노를 내놓으려는 가정과 보다 낮은 가격에 직거래도 할 수 있다.
중고차는 지금이 구입 적기 중고자동차도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중고자동차판매업소가 몰려 있는 장안평 등에는 최근들어 고객이 몰리고 있다. 매년 6월 전후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요즘이 구입의 적기이다.
장안평 중고자동차 업체 관계자는 『휴가철이 다가오면 중고차 가격이 그 이전보다 10%이상 상승하곤 한다』면서 『올해는 지난해 보다 경기가 풀리고 있기 때문에 상승폭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고자동차는 새차 처럼 할부구입도 가능하다. 장안평 뿐 아니라 신원동, 가양동, 신도림, 답십리 등에도 수십여곳의 중고자동차 업체가 영업중이며, 매매가격은 비슷한 수준이다.
/김동영기자 dy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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