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코리안 드림」을 그리며 한국에 온 16명의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들. 두산의 우즈가 지난해 42개의 홈런으로 한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세웠다는 이야기를 듣고 피식 웃는 등 자신감을 감추지 않던 이들 가운데 요즘 봄의 한가운데로 들어선 계절과는 관계없이 떨고 있는 이들이 많다. 자신이 퇴출대상으로 결정되지 않을까하는 위기의식 탓이다.실제 올시즌 용병들의 성적은 기대에 못미친다. 한화의 로마이어와 데이비스, 롯데의 호세, 해태의 샌더스 정도가 구단을 흡족하게 하고 있을 뿐 대부분의 용병들은 크게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시즌 초반이기때문에 용병들에 대한 평가는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있지만 벌써 팀의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이들도 있다. 해태의 브릭스는 불성실한 행동으로 김응룡감독의 미움을 사 18일 2군으로 쫓겨내려가 「추방설」까지 제기되고 있는 최악의 처지.
또 삼성의 스미스, LG의 대톨라 등은 이미 선발 오더에서 몇차례 제외되는 등 안절부절 못하는 형편이기는 마찬가지이다.
이들이 위기감을 느끼는 이유는 단 하나. 「선수가 구단의 구성원으로서 자질을 갖추고 계속 활동하기에 충분한 기량과 경쟁력있는 능력을 보이는데 실패할 경우」, 구단이 그들과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까닭이다.
구단은 또 용병과의 계약을 해지할 때 5월말까지 하면 4개월치의 급료만 지불하면 되지만 이후에는 10개월치를 줘야하기때문에 5월까지 용병들의 거취를 결정하는게 이득이라고 여긴다.
때문에 그라운드에서 보이는 용병들의 행동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성적이 좋지않은 용병들은 훈련이 끝나면 열심히 볼을 줍거나 특별타격 훈련을 자청하는 등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이 이상하다」 「지도방식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등의 불평을 쏟아내던 이전까지와는 사뭇 다르다. 이들은 낯설고 물선 이국땅에서 「성공시대」를 연다는게 얼마나 힘든지 절감하고 있다.
김삼우기자 sam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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