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영월 동강은 지형적 특징때문에 댐을 짓더라도 저수 용량이 적고 안정적인 담수를 기대하기 어려워 건설교통부 등이 주장하는 수자원 확보 및 홍수조절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한국교원대 오경섭(吳慶燮·지리교육과) 교수는 한국일보사와 환경운동연합 주최로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동강댐 대토론회」에 참석, 이같이 주장했다.
오교수는 『동강 유역은 경사가 심하고 협곡을 이뤄 수물 지역에 많은 물을 저장하기 어려운 지형을 갖추고 있다』며 『따라서 빗물이 가파른 경사면을 따라 하천에 금방 도달, 하천 수위를 순식간에 높이기 때문에 곧바로 댐 수문을 열어 방류해야하므로 수자원 확보와 홍수조절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오교수는 『댐의 높이가 98㎙로 소양강댐과 비슷하나 최대 저수용량이 6.7억톤으로 소양강댐(약 30억톤)의 4분의 1에 불과, 경제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도 이같은 지형적 조건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이상영(李尙榮)대관령환경연구회 기획부장은 『동강 수계 태백 정선 영월지역의 암반과 토양에 알루미늄과 비소 등 중금속이 다량 함유돼있고 이들 지역의 폐광에서 중금속이 섞인 폐수가 흘러나오기 때문에 댐 건설 후 저장된 물은 마시기에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이부장은 또 동강 유역 농가가 사용하는 퇴비와 질소, 인산질 등 오염원이 하천으로 흘러들어 댐을 막으면 부영양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대 엄서호(嚴瑞浩·관광학부)교수는 『동강은 래프팅, 트래킹 등 자연친화형 레저활동을 통해 우리 고유의 문화와 유적,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이고 자연친화적인 테마파크』라며 『댐을 건설하면 21세기 동북아 관광중추기지의 역할을 포기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충북대 강영복(姜永福·지리교육과)교수는 『댐이 건설되면 막중한 수압때문에 동강 일대 석회암이 생각보다 빨리 용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교수는 또 『단층선을 따라 흘러가는 동강 일대의 지하수가 다행히 담수지 안으로 들어가면 안전에 큰 문제가 없겠지만 다른 곳으로 흘러가면 누수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물론 댐의 안전성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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