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재일동포 2세 사업가가 500억원대의 세계적인 미술작품들을 고향 미술관에 흔쾌히 기증했다.재일한국예술인협회장 하정웅(河正雄·61)씨는 최근 피카소의 「여인」(판화) 등 국내외 거장 124명의 작품 672점을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최영훈·崔英勳)에 기증했다. 이번 기증은 개인으로서는 사상 최대 규모이다. 그는 지난 93년에도 광주시립미술관에 212점의 유명 작품을 기증했었다.
이번에 기증한 작품중에는 샤갈의 「풍경」(판화), 헨리무어의 「사람들」(〃), 뭉크의 「절규」(〃), 앤디 워홀의 「모택동」(〃)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 다수가 포함돼 있다. 미술관측은 『기증된 작품들은 500억원대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부친이 전남 영암출신인 하씨는 일본에서 태어나 모진 고생을 하다가 부동산 사업으로 재력을 쌓은 예술애호가. 지난 30여년간 좋은 그림을 위해서라면 돈을 아끼지 않고 수집해 왔다.
그런 그가 자신의 「보물」들을 모국에 흔쾌히 기증하게 된 것은 내보일만한 그림이 부족한 우리 미술관의 열악한 실태를 보고 가슴이 아팠기 때문.
『평생 수집한 것을 하루아침에 내놓기는 아까웠지만 고향에서 정말 필요로 할때 힘이 되는 것은 하늘이 내게 준 복이라고 생각해 결심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술관은 『14일 일본 사이다마(埼玉)현 가와구치(川口)시 하씨 자택에서 작품기증 협약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하씨는 『작품관리 상태를 보아 추가로 조각등 다른 소장품들을 더 건네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관측은 우선 기증 작품의 도록을 제작한 뒤 미술관내에 특별전시실을 마련, 테마별 혹은 작가별로 전시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11월3일부터는 특별전시회도 개최, 모국의 문화발전을 기원하는 그의 뜻을 사람들에게 알리기로 했다.
/광주=송두영기자 dysog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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