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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총재] '재벌의 개혁 저항론'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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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총재] '재벌의 개혁 저항론' 제기

입력
1999.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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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가 「재벌의 개혁 저항론」을 제기하면서 구조조정에 소극적인 재벌들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박총재는 최근 사석에서 『재벌개혁이 잘 안되기 시작한 것은 정권교체 1주년인 지난해 12월18일 이후』라며 『내각제 갈등이 시작되니까 재벌들이 한번 버텨보자는 심정으로 돌아선 것』이라고 말했다고 자민련 관계자가 21일 전했다.

당시 정권교체 기념식장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총리가 각각 「DJP 무릎대화론」과 「신의론」을 주장하면서 내각제를 둘러싼 갈등을 표출한 것이 재벌 저항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박총재는 또 『이런 상황에서 내각제를 하면 재벌들이 (정치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며 『재벌들이 그런 상황을 기대하면서 눈치를 보는 것』이라고 여권내부의 내각제 논란에 우려를 표시했다는 전언이다.

박총재는 『한때 김대통령이 「레임덕이란 게 참 무서운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례회동 내용까지 소개했다는 후문이다.

박총재는 지난해 김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대기업간 「빅딜」추진과정에서 물밑 조정역을 맡았었다. 박총재는 틈날 때마다 『재벌들이 스스로 빅딜 등 구조개혁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불가피하게 정부가 나설 수 밖에 없다』고 언급해왔다.

따라서 그의 「재벌 저항론」은 미진한 재벌개혁을 비난하는 여론의 힘을 빌려 재벌 개혁에 채찍질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재벌저항론을 내각제와 연관시킨 것은 조기 내각제 개헌에 부정적 시각을 표출했다는 해석을 낳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의 측근은 『박총재는 기본적으로 내각제를 신봉한다』면서 『다만 경제회생과 개혁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해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박총재도 파문을 의식, 『재벌문제에 대한 언급이 잘못 전해졌다』며 진화를 시도했다. 그럼에도 박총재의 재벌개혁 의지는 확고하다는 게 당직자들의 설명이다.

21일 열린 자민련 의원총회에서도 박총재는 내각제 문제는 꺼내지 않고 『정치인으로서는 마지막 봉사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비장한 목소리로 노사관계 및 정치개혁 등에 대해 언급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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