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2세 영국여왕은 방한 3일째인 21일 안동을 방문, 하회마을과 봉정사 등을 찾아 우리 전통문화를 둘러보았다.엘리자베스여왕은 오후에 상경, 숙소인 하얏트호텔에서 한영 양국 국회의원들을 만나 관계증진방안 등에 대해 환담을 나눈뒤 저녁에는 부군 필립공과 함께 여의도 KBS홀에서 한영 친선음악회를 관람했다.
필립공은 이날 여왕과 별도로 판문점과 인천국제공항 건설현장, 서산의 현대우주항공과 해군기지 등을 방문했다. 엘리자베스여왕 내외는 21일 오후 3박4일간의 국빈방한일정을 모두 마치고 이한한다.
◆안동방문
오전 10시40분 특별기편으로 예천공항에 도착한 엘리자베스여왕은 차량편으로 11시15분께 하회마을 내 충효당에 도착, 이의근(李義根)경북도지사, 정동호(鄭東鎬)안동시장과 하회 류씨 14대종손인 류영하(73·柳寧夏)씨 등의 영접을 받았다.
여왕은 뜰에 20년생 구상나무를 기념식수하고 합죽선을 선물받은뒤 장독대에서 종부 최소희(崔小姬·70)씨가 김치와 고추장 담그는 모습을 구경했다.
여왕은 이곳에서 50여m 떨어진 담연재까지 걸어가면서 농부가 소에 쟁기를 달아 밭갈이하는 모습을 호기심이 가득찬 표정으로 지켜봤다. 담연재에서는 주인 류선우(63·柳善佑)씨 부부와 류씨의 차남인 탤런트 류시원(28·柳時元)씨 등이 여왕을 안내했다.
엘리자베스여왕은 이곳 앞마당에서 하회별신굿탈놀이 보존회원 21명이 공연한 양반선비마당을 10여분간 관람했으며, 권정달(權正達)의원의 부인 도영심(都英心·53)씨가 여왕에게 탈의 유래와 공연내용과 의미 등을 설명했다. 여왕은 공연후 생일상에 안내돼 같은 생일의 주민 5명과 청주로 축배를 들고 감사를 표했다.
엘리자베스여왕은 낮 12시25분께 풍산농산물도매시장을 방문, 15분간 돌아본 뒤 오후 1시께 안동의 마지막 방문지인 봉정사에 도착했다. 엘리자베스여왕은 주지인 문인(文仁)스님 등의 안내로 경내를 둘러본 뒤 『아주 아름다운 사찰로 길이길이 추억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왕은 특히 국보인 극락전이 600년전 고려시대에 세워진 국내 최고(最古)의 목조건축물이라는 설명을 듣고는 『거대한 나무조각같다』며 감탄했다. 여왕은 『대웅전의 부처님은 세분인데 극락전에는 왜 한 분뿐이냐』고 물어 『극락전에 모신 아미타불은 원래 혼자계신다』는 대답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여왕은 또 극락전 앞뜰의 돌탑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돌한개를 주워 탑위에 얹었으며, 사찰주변의 산세를 바라보고는 『너무나 아름답고 인상적인 경치』라고 찬탄했다. 문인스님은 여왕에게 「일념만년거(一念萬年去)」라고 쓴 족자를 선물했다.
/안동=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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