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은 이무영(李茂永)서울경찰청장이 취임한지 꼭 100일째 되는 날. 경찰안팎에서는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린다.이청장은 취임이후 나름대로 크고 작은 변화를 시도해왔다. 최루탄을 쏘지 않는다는 「무탄선언」과 시위현장에 여경배치, 성폭력 피해자 조사를 전담할 여경배치, 자유로운 회의분위기 조성 등…. 특히 취임초기 일선 경찰서장과의 간담회에서 경찰 내부의 부조리를 스스로 거론하고 일선서 형사과장, 파출소장 등과도 대화의 자리를 마련,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려 애썼다.
6공정부의 「범죄와의 전쟁」이후 관습으로 굳어져온 일선 경찰서장의 24시간 대기를 없애고 순찰함 사인에만 그쳤던 기존 순찰방식을 자율방범형식으로 전환한 것에 대해서는 경찰 조직 내부에서도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제2 창경(創警)을 위한 100일」이었다는 측근의 표현에는 이같은 반응들이 모두 담겨 있다.
그러나 불안한 시각이 없는 것도 아니다. 발생 한 달이 넘도록 윤곽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영등포 농협강도사건을 비롯 강력사건에 대한 수사집중도는 떨어지고 「무탄선언」과 「여경배치」로 상징되는 시위대책은 월말까지 줄줄이 예정된 대규모 시위로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있다.
『개혁이 강조되면서 업무의 본령인 수사·형사분야가 소홀하게 취급된다』 『최근 파출소 직원들이 총기사고가 빈발한 것도 맨몸으로 범인을 제압하지 못하는 경찰의 「文弱(문약)화 때문』이라는 말도 나온다.
한 경찰간부는 『경찰의 90%이상인 비간부 직원들은 박봉과 격무에 시달려왔고 청장이 바뀔 때마다 다양한 형태의 개혁들을 경험해왔다』며 『개혁의 가장 큰 문제는 대다수 직원들이 믿고 따를 비전이 없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취임 100일째면 으레 있는 인터뷰요청도 모두 거절한 채 업무에만 매달려있는 이청장의 개혁이 「나홀로 개혁」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바람이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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