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집 절도범 김강룡(金江龍·32)씨 주장의 진위가 하나씩 드러나면서 수사초기 김씨의 폭로를 좇느라 춤을 췄던 검찰 수사가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검찰수사도 이번주 내에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우선 김씨가 김성훈(金成勳)농림부장관의 집에서 운보 김기창화백의 300호 그림을 훔쳤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또 세간의 관심사항중 하나인 유종근(柳鍾根)전북지사의 집에서 12만달러가 나왔는지 여부도 일단 허위주장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김씨가 달러가 든 가방을 보여줬다는 안양B 단란주점 임모(27·여)사장이 『1만원권 신권이 들어있었다』며 달러 가방임을 부인하고 그 시점도 유지사 집을 털기 4~5일전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 동거녀 김모(42)씨도 『달러가 든 가방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배경환(裵京煥)안양경찰서장은 검찰의 사정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 김씨가 일관되게 『이름이 적힌 58개의 돈봉투에 5,800만원이 들어있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동거녀조차 『10여개의 봉투를 김씨에게서 받아 불태웠고 일부에는 이름이 적혀있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검찰수사 결과 「각 봉투마다 이름이 적혀있었다」는 주장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을 뿐 석연찮은 부분은 여전하다. 검찰은 배서장이 기업체 또는 부하직원으로부터 대가성 있는 돈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털린 돈의 정확한 액수와 돈의 출처를 조사중이다.
이외에 김씨의 추가폭로중 『안양 평촌의 김동길 전연세대 교수 집도 털었다』는 주장도 『안양쪽에 산 적이 없다』는 김전교수의 반박에 부닥쳤다. 또 안양의 모공무원에게 줬다는 운보그림은 실제로 동거녀가 입원했던 안양 평촌의 병원장에게 선물했으며 역시 운보그림이 아닌 산수화로 밝혀졌다.
검찰은 지금까지 정황으로 미뤄 『고위 공직자집에서 1㎏짜리 금괴 12개를 훔쳤다. 황금변기도 봤다』는 주장도 진위파악중이지만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고위공직자이름을 들먹여 「정치적 흥정」을 통해 형량을 감해 보려다 실패하자 수사에 혼선을 일으키기 위해 일부 사실을 과대포장하거나 허무맹랑한 주장을 털어 놓고 있다』고 분석했다.
검찰은 김씨의 폭로중 이번주내로 허위주장을 털어낸뒤 김씨의 절도범행만을 대상으로 다음주중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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