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지하철공사 노조의 파업이 이틀째 계속되면서 차량 정비불량으로 인한 운행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4호선등 일부 노선에서 9개 열차가 한꺼번에 순연돼 열차운행 간격을 통제하는 「운전사령실」조차 상황정리를 못하는 위험천만한 일도 빚어지고 있다.또 운행사고의 원인이 대체인력의 운전미숙이나 출입문 개폐불량 때문만이 아니라 전동차운행에 필수적인 전력공급장치의 결함에서 비롯됐거나, 일부는 원인조차 알 수 없는 것이어서 대형사고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공사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평상시에도 10분이내의 운행장애는 매일 1∼2건 정도씩 발생하고 있다』며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고 말해 「무책임한 대응」이라는 비난을 사고있다.
공사측에 따르면 노조의 파업이 시작된 19일 오전4시부터 20일 정오까지 발생한 운행사고는 모두 12건. 20일 오전 5시55분 4호선 선바위역에서 전기접전장치불량으로 열차가 27분간 멈춰선 것을 비롯, 2건이 발생했고 19일에도 2,3,4호선에서 10건이 일어났다. 특히 19일 밤 9시12분께 남태령역과 밤 10시2분께 이촌역에서 각각 열차가 32분과 28분씩 지체되면서 9개의 열차가 순연되고, 2개의 열차가 운행계획에서 빠지는 사태가 겹쳐 4호선 운전상황실이 혼란에 빠졌다. 공사 관계자는 『고장난 열차를 치우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데다, 사고가 잦아 운전상황실에서도 상황정리가 안됐다』며 『앞으로 사태는 더 나빠질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발생한 운행사고를 유형별로 보면 대체인력의 운전미숙이 3건, 전동차 자체결함등이 9등이다. 공사측은 이들 9건중 선로에 놓인 자갈 때문에 빚어진 경우를 포함, 4건은 노조원의 고의적인 방해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상황이 더욱 나빠진다는 데 있다. 정비·검수를 담당하는 차량분야가 이미 14일부터 작업거부에 들어가 안전점검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이미 대체인력이 한계에 부닥쳤고, 노조원의 작업복귀율도 아직 미미하다. 사실상 평소 4분의 1정도가 하루 20시간씩 강행군하며 「눈대중 검사」로 때우고 있어, 대부분의 열차들이 「시한폭탄」같은 사고위험을 안고 하루 310만명의 승객을 실어나르고 있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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