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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사장 경질배경] "이감사와 마찰" 내부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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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사장 경질배경] "이감사와 마찰" 내부시각

입력
1999.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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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산자부, 한전사장 경질추진 배경과 파장 - 다시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의 장영식(張榮植)사장이 경질될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태영(朴泰榮)산업자원부장관은 19일 기자들과 만나 『조직내 불화와 정책혼선 초래가 장사장 경질 건의의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전은 물론 다른 정부투자기관에서도 「비리혐의면 몰라도 박장관이 제시하는 내용만으로는 장사장 경질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박장관이 지목한 장사장의 「인책사유」는 조직 및 인사운영 문제 조직내 불화 확정되지 않은 정부정책 발표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산자부측은 장사장이 지난 해 5월 취임한 이후 파행적인 인사를 단행하고 간부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독단적 경영을 일삼아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에는 정부 관련부처간 협의도 이뤄지지 않은 평양발전소 건설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 정책혼선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전 내부에서는 장사장 경질문제가 이유형(李有珩·63)감사와의 마찰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에서 평생을 교수로 지낸 학자출신의 장사장과 정치인 출신의 이감사 사이에 의견충돌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장사장과 함께 이감사도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목포중학교 출신인 이감사는 70년대부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비서로 일하다가 김대통령이 평민당을 창당할 때 통일민주당에 잔류,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측과 정치활동을 했고 민자당 당료를 거쳐 94년부터 한전 감사로 재직해 왔다.

뉴욕주립대 경제학과교수를 지낸 장사장은 광주출신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연구위원, 세계은행 자문위원등을 역임했고 대선 때 김대통령의 경제고문(92년)과 경제자문교수(97년)로서 일한 「숨은 측근」이다.

한전의 한 관계자는 『장사장은 취임 이후 투명한 경영을 통해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치권과 정부로부터의 이권압력이나 청탁을 배격하는 미국식경영을 고수, 심각한 불협화음을 겪기도 했다』며 『결국 이같은 경영방식이 중도하차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장사장은 실제로 지난해 3,765명의 인력을 감축하고 1조1,017억원의 순이익을 내 기획예산위원회의 공기업평가에 1위를 차지했다. 장사장은 특히 경비절감과 과잉설비매각으로 각각 4,660억원, 3,685억원의 수익을 냈고 13억달러의 외채를 감축했다.

장사장측 관계자는 『한전이 기획예산위원회의 공기업실적 평가에서 정부투자기관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도 장사장을 경질한다면 앞으로 정부투자기관이 「소신껏」 일하기 보다 주무부처 장관의 눈치만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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