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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팩] 파이퍼회장 전격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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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팩] 파이퍼회장 전격사임

입력
1999.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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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용 컴퓨터(PC) 제조회사인 미국 「컴팩」사를 세계 최대 업체로 이끈 최고경영자(CEO) 에크하르트 파이퍼(57) 회장이 18일 전격 사임,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컴팩사 재무 담당 최고 임원(CF0)인 얼 메인슨(51)도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이사회는 벤 웰스 재무관을 회장 대리로 임명하는 등 임시체제에 들어갔다.

사령탑 CEO와 CFO의 사임은 컴팩사가 9일 1·4분기 수익이 분석가들이 예상했던 수준의 절반에 그칠 것이라고 발표한 직후에 나왔다.

이에 따라 이번 조치가 전 세계 컴퓨터 산업의 위기 징조를 반영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한 회사의 발 빠른 상황 대처인지를 놓고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미국 증시 활황의 촉매가 된 첨단 기술 분야의 시장조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컴팩은 두 사람의 사임이 서로 관련이 없다고 밝혔으나 창사 이래 최대 도전에 직면한 컴팩사가 광범위하고 신속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데에는 이론이 없다.

올해 한때 51.25달러까지 올랐던 컴팩 주가는 1·4분기 예상치 발표 후 23%가 폭락했고 지난주에는 23.62달러까지 떨어졌다.

컴팩은 최근 소비자들에게 직접 PC를 판매하는 「델 컴퓨터」와 「게이트 2000」등과의 경쟁 및 PC 가격이 500달러 이하로 떨어지는 급속한 가격인하 추세로 고전해왔다. 더욱이 지난해 96억달러에 매입한 「디지털 이큅먼트」사와의 합병 작업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91년 CEO에 취임, 지난해 해외 시장에 1280만대를 팔아 14%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파이퍼 전회장은 컴팩 신화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그는 『우리는 그동안 전세계 PC와 인터넷 사업을 주도했다』고 짤막하게 소감을 발표했으나 앞으로의 거취는 밝히지 않았다.

/김병찬기자 b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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