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첫날인 19일 오후 서울 미동초등학교(교장 이성희·李星喜)를 방문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부부는 고사리손들의 태권도 시범을 관람하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이날 태권도 시범은 『한국의 전통 운동을 보고 싶다』는 여왕의 주문에 따라 주한영국대사관측이 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 지난해 10월 건국 50주년 기념행사에서 태권도 시범을 펼쳐 좋은 반응을 얻었던 이 학교에 요청해 이뤄진 것. 학생들은 여왕부부가 학교에 도착하자 정문에서 강당까지 길 양편에 늘어서 「유니언 잭」을 흔들며 환호했고 여왕부부는 밝은 미소를 띠며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여왕부부의 미동초등학교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내걸린 강당에서는 어린이 60명으로 구성된 태권도 시범단이 박수로 여왕을 반갑게 맞이했다. 학생들은 이어 여왕부부가 자리에 앉자 경례와 함께 연합동작, 품새, 겨루기, 격파, 태권무 등의 동작을 10여분간 힘차게 펼쳐보였다. 여왕부부는 두께 1㎝의 판자 7개를 겹쳐놓고 격파하기, 8∼10명을 뛰어넘어 격파하기, 공중회전 격파 등 고난도 기술을 선보이자 연신 박수를 치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여왕부부는 10분간의 시범이 끝나자 주장인 홍진훈(洪鎭薰·12·6년)군으로부터 꽃다발을 증정받은 뒤 잠시 시범단 학생들과 담소를 나누며 격려했다.
이교장은 『영국여왕에게 씩씩하고 절도있는 동작으로 한국 학생들의 늠름함에 깊은 인상을 심어주게 돼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1896년 고종황제의 칙령으로 개교, 올해 103돌을 맞이한 미동초등학교는 소파 방정환선생 등 사회 저명인사를 많이 배출한 학교로 알려져 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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