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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생선은 모두 '싼게 비지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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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생선은 모두 '싼게 비지떡?'

입력
1999.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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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차 만큼 맛차이 크지 않을 수 있어복어 등은 외국산과 국산의 산지가 동일

새우젓은 중국산이 오히려 품질 우수할 때도 -

돌아가신 시할머니의 젯상을 차리기 위해 지난주말 백화점을 찾은 주부 강모(31·서대문구 홍제동)씨는 어물(魚物)판매대 앞에서 해묵은 망설임을 또다시 되풀이해야 했다. 늘 조기가 문제였다.

한 두름(20마리) 당 30만원을 호가하는 연근해산 조기를 쓸 것인가, 아니면 눈 딱 감고 10마리에 2만7,000원 하는 중국산 조기를 쓸 것인가.

조상님께 신토불이(身土不二) 제수를 올리자니 가뜩이나 얄팍한 「IMF 주머니」가 울고, 주머니를 살리자니 조상님이 서운해하실 것 같았다.

하지만 강씨의 생각처럼 값싼 수입 수산물(연근해산 외에 국내 원양어선들이 외국해역에서 잡아오는 수산물도 포함)은 무조건 「비지떡」일까. 전문가들의 대답은 의외로 「노」이다.

물론, 혀끝에 감도는 토종어물의 쫀득한 질감과 아련한 맛을 수입어물에서 고스란히 찾기는 어렵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싼값에 비해 맛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은 경우도 많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98년도 수산물 수입총량(국내 원양어선 조업분 제외)은 75만3,000톤(원어 기준), 약 13억6,091만4,000달러 어치. 같은해 국내의 총 수산물 소비량이 239만4,000톤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중량을 기준으로 시장에 나와있는 수산물 10가지중 최소 3가지 정도는 외국에서 수입한 수산물인 셈이다.

주요 수입어종만 보더라도 전통의 입맛을 자극했던 조기(냉동)에서부터 새우젓에 이르기까지 식탁에 오르는 대부분의 수산물이 연근해산과 함께 유통되고 있다.

이 가운데 복어(냉동)는 음식점에서 보통 쓰는 까치복을 기준으로 할 때 연근해산이 1㎏당 약 1만~1만5,000원을 호가하는데 비해 중국산은 1㎏당 3,500~4,000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내막을 알고보면 연근해산이나 중국산이나 복어를 주로 잡는 지역은 같은 동지나해로, 손질과 냉동기술의 미세한 차이가 엄청난 가격차를 내고 있는 것이다.

스페인 중국 세네갈 등에서 수입되는 조기도 마찬가지다. 수입산 조기는 평균적으로 연근해 특산 조기의 반값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냉동기술이 앞선 스페인산은 어느정도 한국인의 입맛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근해 특산조기의 상당량이 흑산도와 서해안 일대에서 잡히는 점을 감안할 때 역시 서해안 중국 수역과 동지나해 등에서 잡히는 중국산 조기도 원어의 질적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편, 중국산 새우젓은 발효기술에서는 연근해산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지만 원래 육질은 연근해산보다 오히려 좋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국내에 유통되는 상당량의 새우젓이 중국산 새우젓을 가공한 2차 제품이라고 설명한다.

해양수산부 정재흥(鄭在興)무역진흥과장은 『연근해 특산품의 개발과 보존은 물론 중요하다』고 전제하고 『그렇다고 소비자들이 무리를 해가며 반드시 비싼 특산품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수입수산물을 국내산으로 속아서 사는 것보다는 질좋은 수입수산물을 잘 파악해 값싸게 맛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정과장의 조언이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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