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청소년축구대표팀이 19일 멕시코를 2-0으로 완파하고 4강에 진출하자 일본보다 바다 건너 한국축구계가 충격속에 법석을 떨고있다.그러나 일본축구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본의 「괄목상대」는 예정된 수순(?)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본축구가 바야흐로 「탈아시아」에 성공한 것은 한마디로 투자의 산물이다.
일본의 축구발전은 폭넓은 저변에서 출발한다. 한국과 일본의 초중고 축구팀수를 보면 초등학교 212대 8,883, 중학교 153대 6,136, 고등학교 103대 4,300등 일본이 한국보다 40배이상의 팀수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93년 5월에 출범한 J리그는 일본 축구발전의 기폭제가 됐다. 지역연고로 출발한 J리그는 2군팀을 포함, U-18(고교생팀), U-15(중학생팀), U-12(초등생이하) 등 5개팀을 운영해야 하는 강제규정이 있을 정도로 유소년축구 활성화에 노력해왔다.
게다가 지코, 리네커, 리트바르스키, 스토이코비치, 스킬라치, 둥가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영입, 청소년들에게 「나도 J리거가 돼 스타와 뛰고싶다」는 꿈을 심어주며 일본축구의 수준을 한계단 상승시켰다.
일본청소년들의 경기력 향상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축구유학. 여기엔 일본의 스트라이커 미우라(32)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82년(당시 15세)에 브라질서 축구를 배워 와 일본대표가 된 그를 본받으려는 제2, 제3의 미우라로 방학만 되면 공항이 북적거린다. 1년정도의 장기 프로그램에서 2∼3주간의 단기 프로그램으로 많을 땐 브라질에만 600∼700명이 몰려간다.
또 하나는 시설투자. 일본은 97년 세계 최대규모인 일본국립축구전용 훈련장인 「J빌리지」를 완공했다. J빌리지는 일본축구협회가 자존심을 걸고 일본축구의 백년대계를 위해 후쿠시마현에 마련한 최첨단 축구전용 국립훈련센터다.
합숙훈련에 필요한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진 J빌리지는 프랑스국립축구훈련센터를 모델로 했으며 총면적 49만㎡(약 15만평)에 FIFA규격을 갖춘 연습장만 12개나 된다.
따라서 일본의 4강진출은 유소년축구에 대한 엄청난 투자가 이제 하나의 결실을 맺었을 뿐이다. 축구전문가들은 현재의 일본축구가 3S(스피드 스태미너 스피리트)에선 한국에 뒤지고 있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3B(볼 컨트롤, 브레인, 보디 밸런스)에서 앞서 있다고 말한다. 즉 체력과 정신력에선 한국이 앞서지만 개인기와 전술은 일본이 우위라는 것이다.
축구발전의 기본이 경기력, 시설, 팬들의 성원이라면 일본축구는 이제 3박자를 모두 갖추게 됐다. 가장 늦게 이뤄진 것이 경기력이었다. 앞으로 3년후면 2002년. 한국은 싫든 좋든 다시 한번 일본과 비교대상이 된다.
「맨땅」과 「대표팀 지상주의」로 대변되는 한국축구와 백년대계 아래 풀뿌리 축구를 강조하는 일본축구의 우열은 불을 보듯 자명하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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