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 300년의 주목이 서울시청의 새 얼굴로 등장했다.
서울시는 최근 남쪽 담장 46㎙를 헐어낸 자리에 시민이 쉬어갈 수 있는 소공원을 조성하면서 7㎙짜리 주목을 구입해 심었다. 이 나무는 원래 강원 평창군 황병산에 자생하던 것으로, 74년 목장이 들어서면서 조경업자 유상혁(양지조경대표)씨가 낙찰받아 경기 고양시 효자동 농장에서 키워왔다.
주목은 주로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토종 상록침엽수로, 자태가 아름다워 정원수로 인기가 높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간다 해 「생천사천」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수명이 길고 최고 17㎙까지 자란다. 94년 산림청이 주목 씨앗에서 항암성분인 「택솔(TAXOL)」을 추출, 주목을 받았다.
유씨는 『나무장사지만 25년동안 여러 곳에서 팔라는 요청을 받고도 뿌리칠 만큼 이 나무를 아꼈다』며 『시청의 얼굴로 키우겠다니 나무를 위해서도 더없이 좋겠다 싶어 기꺼이 시집을 보냈다』고 말했다.
나무값은 900만원. 시세로 치면 3,000만원은 족히 받을 수 있어 헐값에 넘긴 셈이다. 시 관계자는 『시청을 열린 공간으로 가꾸려는 시의 뜻에 기꺼이 동참해준 유씨의 고운 마음씨를 생각해서라도 이 나무를 정성껏 관리해 오래도록 시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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