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우리 어머니들은 자녀가 배탈이 나면 얼른 부엌으로 달려가 가마솥 밑의 「그을음」을 긁어다 물에 타 먹였다. 아기가 새로 태어난 집 문간의 금줄에는 으레 숯덩어리를 매달았고, 장을 담글 때도 숯덩이 몇 개를 띄웠다. 요즘도 정수시설에는 반드시 숯이 이용되며 냉장고의 탈취제로도 쓰인다.최근에는 숯이 난치병 치료에도 이용되고 있다. 숯가루요법의 치료효과를 소개한 서적이 잇따라 출판되는가 하면 숯화장품 숯침구류 식용숯가루 등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과연 숯가루요법은 치료효과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불과한 것일까.
숯의 역사 서양에선 이미 히포크라테스 시대에 숯이 현기증 빈혈 등의 치료에 이용됐다는 기록이 있다. 한방에선 오래 전부터 솥 밑의 그을음을 백초상, 소나무를 태운 그을음을 송인묵이라 하여 감기 이질 소화불량 등을 치료하는 가정상비약으로 써왔다.
치료원리 나무에 섭씨 600~900도의 열을 가하면 내부에 무수히 많은 미세구멍을 가진 숯이 만들어진다. 이 구멍들은 강력한 흡착력을 갖고 있어 발암물질 박테리아 등 인체에 해로운 성분을 빨아들인다고 한다. 다음은 일본의 숯연구가 다키우치 다이도씨의 설명. 『사람의 몸은 70%가 물이다. 수소를 많이 함유한 물질은 부패하거나 산화하기 쉽다. 숯의 주성분은 탄소. 탄소는 산화를 방지하는 동시에 산화한 물질을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힘을 갖고 있다』
치료효과 숯가루의 질병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이 있다. 숯가루를 복용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머리가 맑아졌다』는 것. 자연요법 전문가들은 숯가루가 숙변을 제거해 장의 활동이 좋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속이 더부룩하고 복부팽만감이 느껴지는 소화기질환, 감기, 설사, 두드러기, 각종 염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또 몸안의 독소를 제거하고 피를 맑게 해줘 뇌혈관질환 순환기질환 신경계질환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내과전문의들은 『숯가루에 대한 과학적 근거나 정확한 임상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만병통치약인양 무분별하게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용법 분말 상태의 숯가루를 물과 함께 먹거나 과립이나 환으로 만들어 먹는 복용법, 물에 숯가루를 풀어 발을 담그는 각탕법과 목욕법, 환부에 붙이거나 찜질하는 외용법이 있다. 건강한 사람은 하루 1회 밥숟갈로 한 술(10g) 정도를 기상 직후나 취침 전 복용하면 인체의 독소와 피로를 푸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숯전문가인 에델건강센터 권호석(權浩碩)원장은 『복통 감기 변비와 같은 질병을 치료할 목적이라면 하루 3회 이상, 1회 2~3술씩 먹는 게 좋다』며 『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숯가루요법과 함께 현미식이나 생식을 곁들이면 더욱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참나무를 고열로 구워낸 일반 숯은 식용이나 약용으로 쓸 수 없다. 식용은 재래종 소나무를 구워낸 숯을 고열의 수증기로 다시 열처리하는 활성화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일반 숯가루를 함부로 복용하면 흡착력이 너무 강해 체중감소나 변비를 일으킬 수 있다. 시중에는 목욕용 숯덩이나 숯가루, 식용인 숯가루 과립이나 환(丸)이 나와 있다. 가격은 과립의 경우 1병에 3만~5만원, 목욕용 숯가루는 5㎏에 4만원, 덩어리 숯은 10㎏에 4만~5만원선. 고재학기자 godori@hk.co.kr
*[생활속의 숯활용법] 숯은 이래서 좋다 9
숯을 잘 활용하면 쾌적한 생활환경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일상생활에서 숯을 이용하는 방법을 숯연구가인 농학박사 성도제씨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1. 수돗물을 정화해준다 숯을 물통에 넣어두면 염소와 같은 잔류성분을 없애 물맛이 좋고 잘 변질되지 않는다. 물 1ℓ당 20~30g짜리 숯 한두 토막이면 충분하다. 활성탄보다는 섭씨 1,000도의 고열에서 구워낸 백탄(白炭)을 쓰는 게 좋다. 숯 겉부분을 물에 씻어 말린 뒤 열 번 정도 사용할 수 있다.
2. 삼림욕 효과가 있다 숯은 고성능 필터 역할을 한다. 실내에 평당 1㎏의 숯을 천주머니에 넣어 대나무 바구니, 항아리 등에 담아 놓으면 탈취 공기청정 습기제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화장실 냉장고 쓰레기통 신발장 등의 악취를 제거하고 주방의 바퀴벌레도 쫓아준다.
3. 유해물질로부터 몸을 보호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콘크리트 바닥재 도료 등의 건축자재는 화학물질이어서 몸에 해롭다. 집안 여기저기 숯을 놓아 두면 유해물질과 습기를 흡수해 두통 가슴답답함 등의 증상을 없애 준다.
4. 숙면을 도와준다 침대 밑에 숯을 놓아 두면 머리를 맑게 해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취침 중에 생기는 노인들의 탈수현상도 어느 정도 완화한다.
5. 피부미용에 좋다 잘 씻은 숯을 부직포에 싸서 욕조에 넣어 두면 피부가 부드럽고 촉촉해지며 피로도 풀린다. 냉·대하증 치질 등에도 효과가 있다.
6. 음식이 상하는 것을 막아준다 음식물이 썩는 것은 부패성 미생물이 서식하기 때문. 0.5~1㎏의 숯을 냉장고나 야채박스에 넣어 두면 식품의 신선도가 오랫동안 유지된다.
7. 애완동물의 진드기를 없애준다 애완동물 근처에 숯을 놓아 두면 진드기 등 지저분한 벌레가 꼬이지 않는다. 분뇨의 악취도 훨씬 덜하다.
8. 농약을 제거한다 과일이나 야채를 적당량의 숯과 함께 물에 담가 놓으면 농약성분이 제거되고 신선도가 오랫동안 유지된다. 또 밥을 지을 때 숯 한덩이를 잘 씻어 밥솥에 넣어 두면 밥맛이 구수하고 오래 두어도 밥맛이 변하지 않는다. 차를 끓일 때 숯을 넣어도 맛이 좋아진다.
9. 화초를 싱싱하게 한다 베란다나 정원에서 기르는 화초에 숯가루를 뿌려 주면 병충해에 강해진다. 유실수의 경우 열매가 많아지고 맛도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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