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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집 도둑사건] 서장들은 꽃병과 냉장고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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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집 도둑사건] 서장들은 꽃병과 냉장고를 좋아한다?

입력
1999.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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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고위관료들의 집에서 억대를 털었다고 주장하는 김강룡(金江龍·32)씨로부터 현금을 털린 안양경찰서 배경환(裵京煥)서장과 용인서 유태열(兪泰烈)서장의 현금내역과 보관습관이 구설수에 올랐다.김씨는 한나라당 관계자와의 녹취록에서 『배서장 관사에 들어가 김치냉장고문을 열고 김치가 들어있는 비닐봉투를 흔들어보니 밑이 비어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열어보니 흰 봉투 4장엔 80만원씩, 54장엔 100만원씩이 들어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유서장 집 거실 꽃병안에는 현금 800만원이 들어있어 가지고 나왔다』고 말했다.

김씨를 수사한 경찰관계자들은 『안양서장 관사의 김치냉장고는 가로 세로 각 53·74㎝로 부엌내 일반냉장고 옆에 있으며 용인서장 집 꽃병은 항아리 모양의 도자기 제품으로 평소 꽃을 꽂아놓지 않고 자질구레한 소품을 넣어두는 용도로 사용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배서장은 이에대해 『현금으로 지급되는 효도휴가비 수당 연말정산비 등을 1년여 모아둔 돈 800만원을 우연히 냉장고에 보관하다 도둑맞았다』면서 『부정한 돈이라면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 냉장고는 쓰지않아 완전히 비어있는 것으로 처음에 한 번 돈을 넣어 두다보니 계속 사용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유서장도 『지난해 7월 부임하면서 이사비용 등으로 쓰기위해 집사람을 시켜 200만원을 찾아오게 했는데 집사람이 이 돈을 꽃병에 보관해오다 10일쯤 뒤 털렸다』면서 『돈을 특별히 꽃병에 보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유서장은 『이 꽃병은 평소 필통대용으로 써왔는데 집사람이 별생각없이 그 곳에 돈을 넣어두었던 것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고위 공직자들이 수백만원의 현금을 은행이 아닌 냉장고나 꽃병같은 이상한 장소에 보관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범구기자 lbk121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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