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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기 추락] '부실항공' 진단과 처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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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기 추락] '부실항공' 진단과 처방이 없다

입력
1999.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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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항공이 총체적인 부실에 빠지고있다. 항공사는 계속 사고를 내지만 정확한 진단과 처방은 없다. 항공사에 대한 철저한 안전관리를 감독해야할 항공당국 역시 대증처방에만 열을 올릴 뿐 실효성있는 대책을 내놓는데 한계를 노출하고있다.대한항공은 97년 8월 6일 괌공항 착륙도중 니미츠힐에 추락, 229명이 사망하는 대형참사를 빚은 이후 지금까지 무려 10차례의 크고 작은 사고를 냈다. 특히 98년 8월5일 김포공항 활주로 이탈사고를 낸 뒤에는 건설교통부로부터 국내선 6개월 감편이라는 「극약처방」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에도 사고는 끊임없이 이어지고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조차 최근 있었던 건교부 업무보고에서 『항공사고를 막기위한 대책이 없는가』라고 질타했을 정도다.

문제는 잦은 사고가 대한항공에만 타격을 입히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시아나항공측은 『대한항공때문에 우리까지 피해를 본다』고 탄식할 정도다. 잦은 항공사고는 우리국적 항공사 전체에 대한 이미지를 떨어뜨리고 보험료 요율을 높인다. 우리 국적 항공사의 신용도는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들보다 낮다. 또 외국관광객들도 우리 항공기를 외면한다. 경제적인 손실만도 엄청나게 크다. 한국 항공산업의 이미지가 폭락, 항공산업 전체가 몰락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분석을 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2001년 개항하는 인천국제공항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조원이 투입된 인천국제공항을 외국항공사들이 찾지 않을 경우 우리 산업이 입을 타격은 말할 수 없을 정도.

대한항공은 오랫동안 우리 항공시장을 배타적으로 독점해왔다. 조직은 비대해지고 탄성을 잃어 마치 관료 조직처럼 변해버렸다는 지적도 있다. 개혁이 필요하지만 변화의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사고가 나면 날씨 탓만 할 뿐이다. 이번 사고에서도 대한항공은 「공중폭발의 가능성」 홍보에 열중하고있다. 이때문에 책임회피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실효성있는 대책을 내놓지도 못하고 항공사에 대한 통제력조차 확보하지 못한 건교부도 문제다. 88년 아시아나항공 출범이후 1년 이상을 버틴 항공국장이 단 1명 밖에 없다는 점도 항공정책에 일관성이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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