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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지금] 최민식 "연극판에 돌아오니 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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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지금] 최민식 "연극판에 돌아오니 편해요"

입력
1999.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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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이 나요』 영화 「쉬리」의 북한공작원 박무영 역으로 백상예술대상 최우수 연기상,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받아 올해 상복이 터진 최민식(37)은 겁부터 난다 했다.『왜 그리 삭았냐?』 9년만에 다시 만나 호흡을 맞추는 연출자 김아라씨는 늙었다고 했다. 세월은 흐르고 최민식은 스타가 됐다. 그간 그는 많은 역을 했고, 다치고, 컸다.

▤그에게 연극은 81년 극단 뿌리의 워크숍생으로 들어갔다. 『배우학원에는 안좋은 사람들이 많다 하더군요. 극단에 들어갔어요. 연극영화과에 입학하기 위해서였죠』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들어가면서는 연출이 목표였는데 모두들 배우를 권했다.

『그 땐 고통보다는 흥미로웠어요』 89년 고 이철규를 다룬 정목근 원작의 「실비명」, 90년 김아라 연출의 「에쿠우스」로 이름을 날렸다.

「실비명」에선 쌈지돈으로 음료수를 사오며 힘내라는 민가협 어머니들의 정성에 시큰했고, 「에쿠우스」에서는 『아 연극이 이런 거구나』하는 느낌으로 눈물을 흘렸다.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도망가고 싶은 심정 뿐이죠』

◆아, 큐숑 : 『그래 먹고 살기 위해 간다』 00년 TV출연을 위해 방송사를 찾았을 때 『죽어도 TV는 안한다』던 연극판 선후배가 다 모여 있었다. 호구 때문이었다.

두달 연습에 한달 공연하는 연극, 그리고 받는 돈 50만원. 신혼의 그는 『아내를 구질구질하게 살게 하고싶지 않은 마음』이었다. 「야망의 세월」에서의 「쿠숑」역은 그를 벼락 스타로 만들어 주었다.

돈도 좀 벌었다. 1년을 꿈 속에서 보냈다. 잇달아 「정든 님」이라는 일일극에 출연했다. 신통치 않았다. 동네 아주머니는 『요샌 왜 TV에 안나오느냐』할 정도였고, 방송 스태프들의 반응도 이전같지 않았다. 『인기에 솔깃하다간 큰 일 나겠다. 진검승부하자』

◆영화에도 길이 있다 : 「넘버3」, 「조용한 가족」을 계기로 영화에 눈을 떴다. 『영화, 연극만 하자』 마음을 굳힌 것도 이때부터. 그러나 『옛날처럼 하자』 마음은 굳게 먹었지만, 사실 돈에 대한 유혹을 쉽게 떨어버리긴 힘들었다.

『전재산 털어 극장 짓는 유인촌 선배 같은 이도 있는데 나이 40도 안돼 이러면 큰일 나겠다 했던거죠』 연극 「택시 드리벌」은 그에게 연극의 참맛을 알게했다.

◆햄릿은 안하나요 : 오랜만에 연극판에 돌아오니 마음이 편했다. 유씨어터 개관기념작으로 20일 막이 오르는 「햄릿」에선 오필리어의 오빠 레어티스 역.

『화류계의 냄새가 약간 나는, 이복동생에게조차 여성을 느끼는, 햄릿에게 원초적 열등감을 느끼는 살아있는 인물로 설정했어요』 그는 처음 해보는 「햄릿」에서 레어티스 역의 감을 익히고, 내년엔 햄릿에 도전할 생각. 캐릭터 설정 능력이 만만찮다.

◆그에게 배우란 : 『이 직업이 꼭 당골래(무당짓) 같아요. 희곡이나 시나리오 속의 가공의 인물을 살아있는 몸으로 말하는 것. 그래서 배우에게 노력은 필요하지만 원초적인 끼가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힘들죠. 그러나 고통스런 매력이죠』

그는 「최민식이 최고」라는 말보다는 「최고치를 했다」는 말이 더 좋다고 한다. 『저 사람 참 오래한다. 그런데 나올 때마다 괜찮다』 술과 친구가 좋은 그가 듣고 싶은 말은 이런 말이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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