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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내각제발언] "대전환 고려한 화두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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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내각제발언] "대전환 고려한 화두 아니냐"

입력
1999.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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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5일 부산 MBC와의 대담에서 내각제에 대해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바로 『그 때 (8월말 이후) 가서 양당의 약속 또 국민여론, 국가적 필요성을 감안해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릴 것』이라는 언급이다.김대통령은 그동안 『김종필(金鍾泌)총리와 무릎을 맞대고 상의하겠다』 『내 생각이 있다』는 말로 의중의 한 귀퉁이도 내비치지 않았다. 그런 김대통령이 「국민여론, 국가적 필요성」을 내각제 추진여부의 조건으로 처음 제시했다는 사실은 깊이 음미해 볼만한 대목이다. 단순도식으로 보면, 국민여론이 반대하고 국가적으로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내각제 연내개헌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김대통령은 논리적 화법의 대가(大家)로 한마디 한마디를 신중히 선택한다. 따라서 「국민여론, 국가적 필요성」이라는 표현은 우발적이라 할 수 없다. 여권의 고위인사들도 16일 공석에서는 『주석을 달지말라』고 말했지만, 사석에서는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중요한 발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김대통령은 큰 전환점을 염두에 두면, 오래전부터 합당한 논리와 명분을 만들어가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국민여론, 국가적 필요성」 언급도 내각제 문제의 대전환을 고려한 화두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총리 주변의 반응도 상당히 민감했다. 한 측근은 말을 무척 아끼면서도 『김총리가 김대통령의 말을 듣고 입을 꽉 다물었다』고 전했다. 그는 『김총리의 묵묵부답은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그는 또 『국민적 합의가 없으면 내각제는 어차피 안되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언급은 3당합의와 국민투표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원론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서는 『DJP가 이심전심으로 내각제개헌의 이월(移越)에 의견을 모았거나, 최소한 DJ가 개헌 이월을 굳힌 것 같다』는 추측이 나오고있다. 어떤 추론이 정확한 지 모르지만, 김대통령의 「국가적 필요성」언급이 간단치 않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는 점만은 분명하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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