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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절도범] "고위인사 집에서 수억대 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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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절도범] "고위인사 집에서 수억대 털었다"

입력
1999.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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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절도범이 현직 장관, 도지사, 경찰서장 등 고위인사들의 집에서 억대의 금품을 털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피해당사자들은 도난사실은 시인하면서도 피해 액수에 대해서는 범인의 주장을 부인, 진위여부가 주목된다.폭로 절도혐의로 인천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김강룡(金江龍·32·경기 안양시 만안구)씨는 14일 『1월말 서울 강서구 염창동 유종근(柳鍾根)전북도지사의 집에 침입, 장롱속에 있던 현금 3,200만원, 미화 12만달러, 진주반지 등 1억9,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으며 올해 초에는 김성훈(金成勳)농림부장관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집에서 고서화 2점을 훔쳤다』고 폭로했다.

김씨는 이날 한나라당 안양시 만안지구당에 보낸 「진정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하고 『3월초 배경환(裵京煥)안양경찰서장 관서에서 현금 5,800만원을 훔쳤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배서장 관서에서 훔친 현금 5,800만원은 준 사람의 이름과 직위가 적혀있는 흰 봉투에 100만원씩 담겨 김치냉장고에 보관중이었다』며 『그 때가 안양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이 돈이 선거용 돈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어 『경찰조사 과정에서 이같은 내용을 진술했으나 회유와 협박을 통해 피해액을 축소했다』면서 『유치장에 수감돼 있으면서 경찰로부터 소주와 고기등을 10여차례 제공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해명 유지사는 이날 박영석(朴榮錫·38)비서실장을 통해 『서울사무소에서 미화 12만달러가 나왔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며 『도난당한 내용은 경찰에 신고한 현금 3,500만원과 보석류 5점(시가 500만원, 3점은 모조품) 등 4,000여만원이 전부』라고 해명했다.

유지사가 금품을 도난당한 곳은 지난해 4월 전북도가 예산 1억5,000만원을 들여 전세낸 전북도 서울사무소 관사로, 김씨의 주장과 달리 양천구 목동 135 효원빌라 601호(48평)이다.

박 실장은 또 『3,500만원중 1,500만원은 개인돈이고 2,000만원은 유지사 처남(32)의 사업자금』이라며 『「범인이 유지사 집에서 10만달러를 훔쳤다고 운운하며 빼주지 않으면 불어버리겠다고 협박하고 있다」는 내용을 당시 경찰로부터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김장관은 범인의 주장에 대해 『중국 여행시 구입한 와당탁본(박새기와) 1점과 중앙대부총장 재직시 학생이 그려준 그림 1점을 도난당했으나 액수가 크지 않아 경찰에 신고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배서장은 범인의 주장에 대해 『3월1일 수당 격려금 등 현금 800만원을 도난당한 사실은 있으나 당시 각당 후보들이 정해지기 전이므로 선거용이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이날 배서장에 대해 감찰조사를 벌인 결과 자택 김치냉장고에 보관중이던 현금 800만원을 도난당했으며 이 돈은 B서장이 평소 저축해놓은 돈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사건축소를 위해 수차례에 걸쳐 술대접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인천=송원영기자 yssong@hk.co.kr·수원=이범구기자 lbk121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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