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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랫말로 읽는 세상] 유승준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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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랫말로 읽는 세상] 유승준 `열정'

입력
1999.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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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의 정신이 다소 지식인적인 반항이라면, 힙합은 그보다 훨씬 더 큰 슬픔이 섞여 있는 유쾌한, 다소 일탈적인 저항의 음악이다. 소수민족으로 사는 젊은 흑인들에게 힙합은 음악과 삶의 스타일이자 반항과 저항의 방식이다. 중얼중얼 뇌까리는 랩에는 울분과 슬픔이 있다.97년에 데뷔한 유승준은 바로 이런 미국식 힙합을 몰고 온 교포 가수. 3집 「포에버」역시 그가 이전에 들려 주었던 「새로움」으로 다가온다. 머릿곡 「열정」은 R&B와 팝의 장점을 골라 힙합에 접목시켰다는 「뉴 잭 스윙(New Jack Swing)」. 쉽게 말해 멜로디라인이 살아있는 힙합. 힙합의 반항적 이미지를 탈색한 것이다.

가사는 이렇다. 「내머리는 항상 너를 그려/내 가슴은 항상 너를 불러/네 안에 머물러 있어/너의 맘속 바로 곁에 있어…사랑만으로 힘들지 다 세상은 얘기하지만/난 변하지 그렇지 않을테니 내게는 바보들의 이야기는 상관이 없지 세상 마지막도 우리를 바꿀 수 없어/누구도 아무도 절대로 막을 수 없어 어떤 무엇도 널 대신 할 수가 없어…」(D.O 작사, 작곡, 편곡)

「세상엔 너밖에 없다」는 식의 가사는 70년대 남진 시절의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식의 발상에 비해서도 파격성이 더 떨어진다. 순진해 보이는 외모, 그리고 미 본토에서 왔다는 아직도 유효한 교포 프리미엄, 그리고 청소년의 생각을 가감없이 드러낸 솔직함. 유승준을 설명했던 이런 수식어는 이제 「인기가수의 상투성」으로 귀결되고 있는 식이다. 그래도 신세대에게 그는 「열망」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온다. 음반에서 소개하는 이국적 멜로디, 「힙합, 힙합」하지만 아직 미국 땅 한번 밟아보지 못한 신세대들에게 유승준의 캐릭터는 여전한 선망의 대상이다. 빛바랜 힙합 정신은 우리 땅에서 그래서 유효하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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