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의 유고공습이 장기화하는 이유는 무엇인가.14일 프랑스의 르몽드지는 나토의 군사행동이 애초에 잘못된 가정하에 출발한 가운데 전술전략의 오판과 오산이 가세했다면서 「다섯가지의 오류」를 지적했다.
◆잘못된 가정
정치적 과시용으로 공습이라는 군사행동 유형을 택한 것이 애당초 오판이었다. 일주일 정도의 공습으로 충분하리라는 가정하에 나토의 군사작전이 출발했는데 이는 완전히 잘못된 전제임이 드러났다. 이같은 가정은 보스니아내전 당시 밀로셰비치가 나토의 소규모 공습에서도 고개를 숙였다는 그릇된 평가에서 나온 것이다. 밀로세비치가 당시 협상에 응한 것은 크로아티아-보스니아의 합동 지상공세가 세르비아군을 압박했기 때문이었다.
◆공습만능의 신화
이번 공습결정은 91년 걸프전의 유산이다. 당시엔 이라크의 잠재력에 대해 수주간 가공할 만한 공습이 아주 효과적이었다. 그럼에도 당시의 공습은 지상전을 위한 정지작업이었을 뿐이다. 공군력은 그 자체로는 결코 전쟁의 결정력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현대 전쟁사는 웅변하고 있다. 공군력의 우세는 오로지 지상작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나토는 군사전략보다는 정치적 이유 때문에 지상군 투입을 배제했다.
◆집중성 결여
공습작전은 세르비아 시민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고 나토 조종사들의 위험성도 최소화해야 한다는 두가지의 명제를 동시에 달성해야 했다. 그러나 공습초기에 집중타를 가했더라면 오히려 이같은 목표를 더 달성했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걸프전때는 하루평균 2,000회 출격했었는데 이번 유고공습에는 처음 20일간 총 출격회수가 6,000건에 지나지 않는다.
◆과소평가
유고의 방공력은 예견했던 것보다 훨씬 강력하고 집요했다. 나토는 또한 밀로셰비치가 공습에 맞서 인종청소를 대응카드로 내밀 줄은 상상도 못했다.나토는 이미 중범죄(보스니아인종청소) 전력이 있는 밀로세비치정권의 비도덕성을 간과했다. 나토는 또 자신들의 공군력이 코소보 테러작전에 나선 지상의 세르비아군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망상에 젖어 있었다.
◆군사력 배합의 오류
유고가 구 바르샤바조약국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토는 유고의 지형 지세등에 대해 무지했다. 반면 유고는 유럽에서의 전쟁발발에 대비해 지난 50년간 기상조건을 비롯해 공중과 지상전등에 관한 연구를 축적했다.올해 유고의 기상조건이 예년과 크게 다름이 없음에도 나토가 애를 먹은 점이 이를 단적으로 말해준다.왜 나토는 악천후에서 효과적인 미국의 B1B 랜서와 영국의 토네이도기를 한꺼번에 통합해서 집중적으로 출격시키지 않았는가. 인종청소에 나선 세르비아의 탱크와 민병대등을 제압하는데 효과적인 A10기와 아파치헬기를 왜 함께 결합시키는 작전을 펴지 않았는가.
/파리=송태권특파원 songtg@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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