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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아껴쓰기 캠페인] 중수도 도입 서두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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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아껴쓰기 캠페인] 중수도 도입 서두르자

입력
1999.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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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 호텔 백화점 놀이시설 수영장 등을 갖춘 이 거대 건물의 화장실에서는 중수도(中水道) 물이 사용된다. 중수도란 한번 쓴 물을 걸러서 다시 한번 사용하는 시설. 롯데월드가 이처럼 중수도를 통해 재활용하는 양은 하루 800∼1,000톤. 연 3억원 가량의 수돗물 값을 절약한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88년 롯데월드를 개장하면서부터 중수도를 운영, 3년만에 시설투자비(6억원)를 모두 건졌다』고 말했다.강남구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도 마찬가지. 객실 수영장 사우나 등에서 사용한 물을 한 곳으로 모아 정화한 뒤 화장실과 소화(消火)용 물로 다시 쓴다. 재활용하는 물의 양은 과거 하루 300톤을 넘었으나 지금은 200∼250톤 정도다.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 1.5∼3.4㎴으로 2급수 수준이어서 화장실 또는 소화용수로 손색이 없다. 인터컨티넨탈호텔은 연 8,500만원 안팎의 수돗물 값을 절약한다. 시설비 2억2,000만원도 오래 전에 회수했다.

이처럼 중수도는 물을 절약하고 경제적 부담을 덜어준다는 이유로 오래전부터 좋은 물절약 방법이라는 말을 들어왔다. 재활용한 양만큼 하수량이 감소, 하천 수질을 개선시키는 등 다른 장점도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중수도 시설비의 10% 까지를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공제하거나 시설투자 금액의 50%를 비용으로 처리해 주는 등 세제상 혜택도 부여해 왔다. 일부 자치단체는 중수도 설치 운영자에게 수도료를 감면해 주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장점과 혜택에도 불구, 제대로 된 중수도를 갖춘 건물은 전국적으로 59개에 불과하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물의 재활용을 통한 물아껴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으나 건설교통부, 한국수자원공사 등은 중수도 설치의 중요성에 대해 적극적인 홍보를 하지 않고 있다. 수자원공사의 경우 중수도 사용이 물절약은 물론 경제적으로 이득이 된다고 하면서도 자체 건물에 중수도가 있다는 말만 할 뿐이다.

환경부는 중수도 설치가 부진한 이유를 수돗물 값이 너무 싸 건물주들이 중수도를 설치할 필요성을 못느끼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재활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이 하루 200∼300톤은 돼야 물값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정부는 중수도 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자 최근 일정 규모 이상의 신축 건물에 대해 중수도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를 위해 7월까지 중수도 이용확대 방안을 마련한 뒤 구체적 대상과 시기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환경단체 등은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중수도 정책을 도입, 물 재활용을 통해 물아껴쓰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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