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연일 쏟아져 들어오면서 주가가 700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고객예탁금도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13일 7조원대에 진입, 「지수 700, 예탁금 7조원대」의 「7·7증시」가 시작됐다. 증권사 전문가들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700선마저 단 하루 조정을 거쳐 순식간에 돌파하자 『과열이 아니냐』며 경계론을 펴면서도 이같은 추세라면 「예탁금 8조원, 지수 800대」도 시간문제라는 낙관론이 우세하다.증권전문가들은 사상초유의 한자릿수 저금리와 실물경기 회복등 국내 증시여건 호전에 세계증시의 동반상승, 엔화 강세등 대외 호재까지 겹쳐 주가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무엇보다 한자릿수 저금리로 오갈데없는 자금이 증시로 몰리면서 돈이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고객예탁금 7조원대, 투신·증권사의 주식형수익증권 15조원, 신종머니마켓펀드(MMF) 잔고 28조원, 뮤추얼펀드 자금 1조1,000억원, 은행 단위형금전신탁 자금 1조원대등 증시주변자금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와함께 국제통화기금(IMF)이후 침체일로를 걷던 실물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며 올해 경제성장률이 3.8%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주가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기업들의 부채비율 축소에 따른 수익성 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또한 소액주주 권한 강화와 기업경영의 투명성 증대로 『한국증시에 투자하는 것은 재벌들 좋은 일하는 것』이란 불신이 해소되고 있다.
기업·금융구조조정이 성과를 보이면서 외국인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 97년 4,240억원 순매수에 그쳤으나 구조조정이 본격화한 98년 5조7,234억원으로 늘어난데 이어 올들어서도 3개월 남짓만에 2조2,150억원을 순매수했다. 대유리젠트증권 김경신(金鏡信)이사는 『구조조정이 성과를 보이면서 미국 무디스사가 국가신용등급을 2·4분기내 상향조정할 것이란 기대감도 주가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외적인 여건도 주가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다우존스주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것을 비롯, 일본과 중남미 주가도 동반상승하고 있다. 한국투신의 펀드매니저 김석규(金錫圭)팀장은 『세계증시가 동시에 살아나 경기가 회복될 경우 수출의존도가 큰 우리나라에는 호재가 아닐 수 없다』며 『국내 증시가 최근들어 세계증시와의 동조화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본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국내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브라질·러시아쇼크이후 세계금융시장의 불안감 해소등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이같은 요인들 때문에 장기적인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데 동의하면서도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동원경제연구소의 이충식(李忠植)동향분석실장은 『실물경기 호전이나 기업실적 개선 등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돈으로 주가를 밀엉붙이는 양상』이라며 『너무 가파르게 올라 단기조정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승호기자 sh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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