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발생한 대한항공 추락사고는 화물기가 아니었으면 또다시 끔찍한 대형참사로 이어질뻔 한 사고였다.◆이륙
사고기인 대한한공 MD-11 화물기가 중국 상하이(上海)공항을 이륙한 것은 15일 오후4시4분(현지시간). 기장 홍성실씨가 관제탑과 교신할 때까지만 해도 아무런 이상징후는 감지되지 않았다.
기상도 양호한 편. 가랑비가 가끔 뿌리기는 했지만 풍속 초당 12노트에 시정거리도 10㎞이상이어서 비행에는 아무런 무리가 없었다. 이륙 6분 뒤 사고기는 무사히 공항 외곽을 벗어나 민항마을을 지날 즈음인 공항기점 15㎞지점.
기장은 항공고도와 방향을 잡기 위해 기수를 동쪽으로 선회하며 기체를 상승시켰다. 고도 1만5,000피트 상공. 갑자기 상하이공항 관제탑 레이더에서 사고기가 사라졌다.
◆폭발
사고기는 엄청난 굉음과 함께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 기체가 심하게 동요하며 기수가 꺾었다. 목격자들은 『우연인지 기장의 사명감이었는지 민가를 향하던 기수가 인적이 상대적으로 드문 인근 건설현장으로 꺾였다』고 말했다.
민항병원의 한 간호사는 『기체가 화염에 뒤덮인 채 방향을 꺾었다』고 말했다. 기체는 공중에서 산산조각으로 분해된 채 마을 주변 건설현장에 흩어져 떨어졌다.
◆사고현장및 수습
화물기가 추락한 민항마을 인근 건설현장은 폭격을 당한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도로와 공터 곳곳에 불에 그을린 항공기와 화물 잔해가 엿가락처럼 휘어졌고 짓다 만 건물들도 곳곳이 무너져내렸다.
현장에는 불기가 식지않은 잔해들이 시커먼 연기를 내뿜었다. 파편에 맞아 숨지거나 부상당한 이들의 핏자국이 얼룩져 사고 당시의 참상을 엿보게 했다.
◆사고원인 조사
사고가 나자 중국 공안당국은 현지에 경찰을 급파, 사고지역 주변을 철저히 통제한 채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했다. 상하이 민항국은 조사단을 급파, 현장 사진체증과 블랙박스 등 물증수거에 나서는 등 사고원인 조사작업에 착수했다.
당국은 일단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폭발인 데다 이 날이 북한의 태양절(4월15일)인 점 등을 중시, 테러 가능성 또는 인화물질에 의한 단순사고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관계자도 『중국 공항당국의 보안심사 수준이 서방측 공항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밝혀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엔진결함에 의한 폭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측은 경비절감 등을 위해 정비사를 현지에 상주시키지 않는 대신 정비사를 탑승시켜 운항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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