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뉴 밀레니엄 리더십」 화두와 함께 천명한「제2창당론」을 둘러싸고 당내부가 시끄럽다. 이총재측은 『조만간 새로운 당운영 시스템은 물론 새 정치 실현을 위한 각종 밑그림들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며 제2창당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당내에 「비전2000 정치위원회」(가칭)라는 별도 기구를 설치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하지만 이총재의 제2창당 구상은 적잖은 진통을 수반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당내 비주류측이 『도대체 무슨 꿍꿍이 속이냐 』며 어깃장을 걸고 나선데다, 개혁성향의 일부 초·재선 의원들마저 『실체가 뭐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비주류 일각에선 김덕룡(金德龍)부총재의 「공천심사 시스템」도입 주장과 오버랩시키며 『내년 16대 총선에서 공천권을 독식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아니냐』며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한동(李漢東)전부총재측은 『침체된 당내 분위기를 바꾸려는 수사적 의미에 지나지 않고, 실현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일소에 부쳤다. 비주류의 한 중진의원도 『현실적으로 제2창당이 이총재의 복안대로 추진되겠느냐』고 반문했다. 한나라당은 여러정파의 연합정당인 만큼 「대표이사」에 불과한 이총재가 다른 대주주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전횡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비주류측은 『대통령이 총재로 있는 여당도 총재1인이 당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것이 과거의 전례』라면서 『이총재가 독식구조로 당을 운영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
수도권의 한 초선의원은 『정치개혁 전반에 대한 국민의 여망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당의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뜩이나 중·대선거구제 문제로 당안팎이 어수선한 마당에 이총재가 또하나의 분란소재를 제공했다는 못마땅함의 표현이었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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