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7번째. 지난해 2월 서울 인근 K대를 졸업한 최모(27)씨의 입사낙방 이력이다. 『자네 영어실력이 형편없군. 컴퓨터나 인터넷은 잘 사용하나?』 이젠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지긋지긋한 면접관의 질문. 머리를 긁적이며 들릴까 말까한 작은 목소리로 『조, 조금요』라고 답변하고는 이내 체념하고 돌아선다. 『컴퓨터 관련 자격증이라도 하나 따두는건데…』컴퓨터와 인터넷을 모르면 「간첩」으로 통하는 밀레니엄 시대. 더구나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요즘엔 실력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컴퓨터 관련 자격증은 토익(TOEIC)이나 토플(TOEFL)과 함께 취업준비생들의 필수요건이 됐다.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비롯한 상당수 업체들의 입사전형서류에는 컴퓨터자격증 표시란이 등장했는가 하면 일부 대학에서는 학점에 가산점을 준다. 2002년부터는 「정보소양인증제」가 본격적으로 실시돼 컴퓨터자격증을 가진 학생들에게 입학시 혜택이 주어질 전망이다.
현재 가장 대중화한 자격시험은 한국정보산업연합회가 주관하는 PC활용능력평가시험(PCT). 기준 점수를 넘으면 자격증을 부여하는 다른 시험과는 달리 1,000점을 만점으로 한 점수평가제로 운영돼 일반인들도 자신의 컴퓨터 능력을 점검해볼 수 있다. 하드웨어 운영체제 유틸리티 워드프로세서 등 기초적이면서도 광범위한 내용이 다뤄진다. 국민은행, 보험감독원 등 45개 기업이 PCT성적을 인사고과에 반영하거나 채용시 우대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 연세대 경영학과가 PCT성적에 따라 학점을 부여하는 등 전국 30여개 대학이 학점에 반영하거나 특별전형에서 가산점을 부여한다.
정보통신진흥협회의 인터넷검색사 자격증은 일반인들을 위한 정보검색사 1·2급, 전문가들을 위한 정보설계사, 시스템관리사, 전문검색사 등 3종류로 나
뉘어져 있다. 정보검색사 2급 자격증은 인터넷 이용이 확산되고 일부 기업들이 채용시 가산점을 주고 있어 매회 1만여명 이상이 응시, 국내 컴퓨터 관련 자격증 중 가장 높은 응시율을 자랑한다.
교육소프트웨어진흥센터가 실시하는 인터넷실용능력자격인증시험(IPCT)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실용능력을 평가하는 시험. 100점 만점에서 60점 이상을 얻으면 「General」, 80점을 넘으면 「Special」자격증을 구분해서 부여한다. 현재 D사, H사 등 10여개 업체가 인사고과 기준으로 적극 검토중이며 S대 등 대학들도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한국생산성본부가 주관하는 정보검색사는 인터넷 뿐아니라 금융 경제 통계 등 다양한 전문정보를 효과적으로 검색·분석하는 능력을 테스트하는 시험. 또 일반인들을 대상으로한 정보기술자격인증시험도 실시하고 있다. 이밖에 상공회의소가 실시하는 워드프로세서자격증과 컴퓨터활용능력시험, 한국정보통신자격협회의 PC정비사 및 OA기능사,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정보처리기능사 등도 주목해야할 자격증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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