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와르 이브라힘 전 말레이시아 부총리의 77일간에 걸친 법정투쟁이 14일 「유죄」판결로 종결됨에 따라 말레이시아 정국은 또다시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부패와 권력남용 등 4가지 혐의에 대해 말레이시아 대법원이 이날 안와르에게 징역 6년형의 실형을 선고하자 콸라룸푸르 시내는 안와르 지지자의 반정부시위가 격화, 진압경찰과의 충돌이 잇따랐다.
법정 밖에 모여 있던 안와르 지지자들은 『개혁하라』 는 구호를 외치며, 마하티르 총리의 사퇴를 요구했다. 경찰들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으나, 야당 지도자들은 『앞으로 수천명의 시민들이 시위에 동참할 것』이라며 시위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안와르를 「양심수」로 규정한 국제사면위원회(AI) 등 국제인권단체와 아시아 각국 지도자들도 이날 일제히 항의성명을 발표, 「반(反) 마하티르 정서」 를 더욱 촉발시켰다.
이날 유죄판결로 향후 5년간 정계 복귀가 불가능해진 안와르는 『정치적 음모』 라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또 『마하티르 총리의 「안와르 죽이기」에 희생될 수 없다』 는 의지를 밝혔다. 그의 변호인들은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며 『즉각 항소하겠다』 고 말했다.
안와르에 대한 유죄판결로 18년간 장기집권중인 마하티르 총리는 더욱 거세질 국내외적 비난여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마하티르의 독재정권에 반발해 온 야당과 사회단체들이 반정부투쟁과 민주화운동에 대한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표명하고 나섰고, 안와르의 부인 완 아지자 여사도 4일 콸라룸푸르에서 「국민정의당」을 창당, 이미 마하티르에 도전장을 내민 상태기 때문이다. 내년 4월 총선이 마하티르의 집권중 가장 위험한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 때문이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