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아니스트 강충모 20일 '파르티타'로 첫발 -바흐 때문에 몸무게가 3㎏ 빠졌다. 피아니스트 강충모(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씨는 요새 자나깨나 걱정이다. 내년 바흐 사망 250주기를 앞두고 이달 20일부터 바흐의 건반음악 전곡 연주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2003년 4월까지 5년간 연 2회 10회에 걸쳐 파르티타, 평균율, 인벤션과 신포니아, 골드베르크변주곡과 여러 모음곡 등 전곡을 연주한다. 총 연주시간 23시간이 넘는 대장정.
스스로 『무모하고 고통스런 모험』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피아니스트들은 『뭐라구?』깜짝 놀라며 궁금해 한다. 과연 끝까지 해낼 수 있을까?
바흐 연주는 음표 하나만 놓쳐도 무너져버린다. 각 성부가 독립된 선율을 갖고 따로 흘러가며 완벽한 균형을 이루기 때문에 한 군데만 삐끗해도 끝장이다. 적당히 넘어가기란 불가능한 일.
그런데 몽땅 외워서 칠 작정이다. 『뇌세포를 자랑하려는 게 아니고』 악보를 보느라 정신이 흐트러질까 두려워서다. 『고개를 흔들 수도 없어요. 그랬다간 음표가 날아가버릴 테니까』 우스갯 소리를 하면서도 아찔하다는 표정이다.
왜 바흐인가? 『물이 생명의 근원이듯 바흐는 서양음악의 근원이지요. 21세기를 앞두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의미에서 바흐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20일 저녁 8시 영산아트홀(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건물 안)에서 열리는 첫회 프로그램은 「건반악기의 성경」으로 불리는 「파르티타」(1~6번 전곡). 『큰 매부터 맞자』는 각오로 무겁고 힘든 것부터 시작한다. 각 파르티타는 6~8개의 춤곡 모음이다.
바흐는 연주자에 따라 여러 모습으로 나타난다. 『글렌 굴드의 연주는 각 성부가 뚜렷이 구분되어 들립니다. 각 성부를 따로 녹음해 합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조직적이죠. 반면 리히터의 연주는 노래하듯 아주 서정적이죠. 굴드와 리히터가 양 극단이라면 그 중간에 안드라스 쉬프가 있지요』
그의 바흐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그렇다고 교과서처럼 치지도 않겠다』며 『강요하기보다는 부드럽게 설득하는 중용의 바흐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공연문의·예매 (02)598_8277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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