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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AP워싱턴지국 강형원사진부장 미언론계 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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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AP워싱턴지국 강형원사진부장 미언론계 평정

입력
1999.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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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사진 한 장은 어떤 언어보다 진실되게 역사의 단면을 기록합니다』언론부문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올해 퓰리처상 수상자가 발표된 12일 새벽. 사상 처음으로 현장사진 및 피처사진 부문을 모두 석권한 AP통신은 가장 먼저 서울에 머물고 있는 30대 한국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날 하루종일 세계 각지로부터 축하인사를 받은 주인공은 AP통신 워싱턴지국 사진부장 강형원(姜泂遠·35)씨. 「르윈스키 스캔들 및 클린턴 대통령 탄핵재판」의 사진 시리즈 20장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그는 미국 언론계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몇 안되는 한인중 한사람이다.

『한장의 사진을 단순한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메시지가 있는 이야기로 만들기 위해 르윈스키와 클린턴대통령 부부를 쫓아 13개월동안 밤잠을 설쳐가며 고생한 보람을 느낍니다』 그가 사진기자들의 취재를 지휘하고 수많은 사진을 고르고 편집하는 보도사진 총책임자(Administrative Photo Editor)가 된 것은 97년11월. AP내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워싱턴지국을 맡은지 2년만에 쾌거를 이룬데에는 「진돗개 부장」으로 통할 정도의 독한 근성이 있었다. 『세계를 움직이는 미국 정가와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은 끊임없이 뉴스를 토해내 AP의 사진기자 18명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죠. 하루하루 「가라앉느냐, 헤엄쳐 살아남느냐」의 자세로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합니다』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 13세 때 부모와 함께 미국에 건너간 그가 사진을 처음 접한 것은 고교때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캐논 카메라로 졸업앨범을 만들면서부터. 그러나 본격적으로 사진에 뛰어든 것은 UCLA대학신문에 들어가서였고, 특히 재학중 LA타임스 인턴으로 들어간 것이 인생을 바꾼 계기가 됐다. 『저널리즘엔 다른 분야에선 발견못하는 힘이 있죠. 바로 자유로운 사고와 창의력입니다』

대학 졸업후 2년남짓 타임 등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다 89년 LA타임스에 입사, AP로 옮기기 전까지 1면담당 사진부장으로 일했다. 『기자가 정보수집을 해오면 데스크는 현장을 전혀 모르는 독자들도 사진을 보고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그 정보를 다듬어주어야 합니다. 「사진설명이 필요 없는 사진」이면 되죠』

87년부터 학생데모와 올림픽으로 세계뉴스의 눈이 쏠린 한국에 나왔던 그는 데모, 노사분규, 88올림픽 등 역사의 생생한 현장을 일선에서 취재한 작품들을 모아서 보도사진첩 「민주화의 현장-거리에서 올림픽까지」를 출판하기도 했다. 95년과 97년 두차례 북한취재도 다녀왔다.

사진부장으로 일해도 마음은 늘 현장에 가 있고 퇴근길에는 언제나 스트레스로 뒷덜미가 뻣뻣할 정도로 저널리스트란 직업에 사로잡혀있는 그는 『막힘 없고 자유로운 사고(Free Thinking)와 늘 새롭게 도전하는 창의성(Creativity)이 전공을 버리고 택한 저널리즘의 마력이며 동시에 가장 중요한 생활의 요소』라고 말했다.

LA 한인타운에 살던 92년 4·29 폭동 당시 취재나가는 남편에겐 괜찮다고 해놓고는 30분마다 한국 친정에 전화해 무섭다고 울었던 부인 윤영임(34·미국명 데이지 강)씨와 사이에 두 아들을 두고 있는 그의 취미는 소문난 「진돗개 연구」와 소문나지 않은 「모터사이클링」이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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