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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핵실험 파장] 인도-파키스탄 화해무드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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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핵실험 파장] 인도-파키스탄 화해무드 '찬물'

입력
1999.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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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11일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아그니Ⅱ를 시험 발사, 진정 국면을 보이던 서남아시아의 핵 갈등에 새 불씨를 던졌다.인도와 파키스탄, 중국은 서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핵 보유국. 인도와 파키스탄간에는 해묵은 카슈미르 영유권 분쟁이 해결되지 않았고, 인도와 중국의 잠재적 적대관계 역시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인도의 이번 미사일 시험 발사는 두 인접국에 군사 위협으로 간주될 소지가 다분하다.

특히 인도와 파키스탄이 2월 라호르 정상회담에서 핵무기 사용 위협과 카슈미르 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노력키로 합의한 직후 이번 시험이 감행돼 모처럼 조성된 양국간 화해 무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사르타지 아지즈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즉각 『서남아시아의 군비경쟁을 가열시킬 것』이라며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경고했다.

파키스탄이 대응책으로 핵미사일 발사 시험을 재개하면 미국이 두나라를 압박해온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 서명도 당분간 실현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럴 경우 서방의 자금지원을 필요로 하는 두 나라의 경제난이 더욱 악화돼 역내 불안요소가 더욱 심화하는 악순환까지 예상할 수 있다.

낸더 치터 미 백악관 대변인은 『아그니Ⅱ발사 결정을 사전 통보받았다』며 그러나 『지역 정치발전을 저해하는 조치로 간주해 자제를 요구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총리는 TV연설에서 『아그니Ⅱ 시험발사는 어떤 나라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주 국방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프라모드 마하잔 인도 공보장관은 미사일 발사시험을 사전 통보키로 한 지난 1월 파키스탄과의 합의사항을 준수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실험은 인도 의회의 내각 불신임안 투표를 4일 앞두고 정국이 불안정한 가운데 실시돼 정치적 의도가 개입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김병찬기자 b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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