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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단위형 신탁'에 기관 뭉칫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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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단위형 신탁'에 기관 뭉칫돈

입력
1999.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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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12일부터 시판에 나선 「단위형 금전신탁」에 일반 투자자는 물론 기관투자자들이 대거 가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는 금리하락에 따라 마땅한 자금운영처를 찾지 못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신탁은 주로 일반 고객을 위해 개발된 것이어서, 기관투자자들의 이번 참여는 시중자금이 금융기관에서 맴돌고 있는 현상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반증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단위형 금전신탁이란 은행이 정한 판매기간중에 예치된 고객자금을 주식이나 채권 대출 등으로 운용한 뒤 만기에 실적에 따라 배당하는 상품으로 운용실적에 따라 투자원금도 손실을 볼 수 있는 고위험 고수익상품. 은행들의 목표수익률은 주식에 30%까지 투자하는 성장형이 15%선, 주식투자를 10%로 한정한 안정형이 10%선으로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다.

주택은행을 제외하고는 조흥 한빛 제일 서울 등 모든 시중은행과 산업 기업 등 국책은행들이 참여했으며, 대부분 판매첫날인 이날 예정금액의 절반이상을 소화했고 하나은행은 은행권 처음으로 판매를 끝냈다.

하나은행은 1,000억원을 한도로 주식을 30%까지 편입하는 「하나 기쁨나부 안정성장형 1호」판매에 나섰으나 고객들이 대거 몰려 오후 3시15분 판매를 마쳤다. 또 A은행의 경우 한도 1,500억원중 700억원이상이 소화됐다. 다른 은행들도 오후부터 판매가 급증해 한도의 절반가량은 팔린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이날 판매량이 많은 일부 은행(하나은행 제외)은 매입고객의 60~70% 가량이 기관투자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판매량이 예상보다 많았다』며 『이들이 마땅한 자금운영처를 찾지 못한 까닭이지만 바람직한 현상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대출이 조금씩 늘고 있지만 상당수 자금이 여전히 금융기관에서만 움직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기관참여분은 100억원.

한편 금리는 떨어지고 증시가 활황을 보이자 이달들어 은행예금의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하고 투신과 증권사쪽으로 돈이 몰리는 등 금융기관간 자금이동이 가속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1~7일 은행의 저축성예금과 요구불예금을 합친 실세예금은 868억원이 증가, 작년 동기의 1조2,766억원에 비해 1조원이상 줄었다. 이에 반해 3월중 3조여원이 빠져나갔던 투신사의 공사채형에는 4월들어 1주일새 8조6,412억원 유입돼 작년 동기 441억원의 200배에 육박했다.

/정희경기자 hk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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