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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분석] '상투'냐 700돌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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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분석] '상투'냐 700돌파냐

입력
1999.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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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장에 개미군단의 매수공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한달 가까이 꾸준한 매도세를 보이던 일반 투자자들이 12일 2,300여억원대의 순매수세를 보이며 시장에 본격 참여하고 있다.반면 그동안 폭발적인 매수세로 상승장세를 주도했던 기관들은 대규모 매도세로 돌아서, 「상투(최고점) 접근」과 「700돌파」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12일 주식시장은 장초반부터 개인들의 대규모 사자주문으로 개장 2분여만에 700포인트를 돌파하는 폭발력을 보였다. 개인들은 이날 하루 2,376억원 어치 를 순매수, 「소총공세」를 본격화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는 지난달 31일 이후 7영업일 만이다. 4월 들어 1일 1,424억원 어치를 순매도한 데 이어 7일 2,260억원, 9일 1,293억원 등 6영업일간 8,000억여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그러나 회사채 금리가 7%대로 지속 하락한 데다 기관주도로 주가가 8일째 급상승하자 12일 드디어 대규모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개인의 주식매수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은 9일 6조원을 돌파하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31일이후 7영업일만에 8,000억원 이상이 늘어났다. 증시관계자들은 기관주도의 급등장세에서 차익실현이나 눈치보기에 주력했던 개인들이 마침내 주도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했다.

개미군단이 대약진한 데 반해 기관은 무기를 접고 수면밑으로 가라 앉았다. 30일 이후 7영업일동안 1조원에 가까운 물량을 순매수했던 기관은 9일 72억원의 순매도로 돌아섰고 12일에는 2,0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12일 장초반 700포인트를 넘어섰던 주가는 기관의 팔자물량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면서 몇분만에 680포인트대로 내려 앉았다. 대우증권은 지난달 4일 이후 한달 이상 순매수세를 보였던 투신권이 단기급등에 따른 경계매물을 내놓기 시작했고 프로그램 매물도 상당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기관주도 장세에서 개인의 「소총장세」로 전환하는 분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개인이 달려들면 주가는 상투에 접근한다」는 경험칙을 내세워 장이 조만간 조정국면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대유리젠트증권 김경신(金鏡信) 이사는 『개인의 매수추세가 며칠간 이어질 경우 700부근에서 장세가 반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계론을 폈다.

그러나 대세상승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전반적인 견해다. 현대증권 박문광(朴文光) 투자분석팀 차장은 『이날 2,000억원의 기관 순매도중 70%이상은 선물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도물량이므로 기관이 본격 매도세로 돌아섰다고 볼 수는 없다』며 『금리하락으로 자금운용처를 찾지 못한 기관이 다시 매수에 나설 경우 700포인트 돌파는 무난하다』고 전망했다.

이날 개인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주도종목도 대형우량주에서 저가은행주와 상승 소외종목으로 바뀌고 있다. LG증권 황호영(黃浩永) 투자전략팀장은 『기관의 대규모 매도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떨어지지 않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단기적인 조정이 예상되긴 하지만 증시자금 유입 및 개인참여 추세로 볼 때 금융주를 중심으로 추가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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