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모성본능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는 아버지와 어머니 중 어느 쪽에서 물려받은 것일까. 도쿄대공대 이시노 후미토시(분자생물학)교수와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이 최근 미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부계유전이 포유류 암컷의 새끼 키우기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포유류는 대개 부모 양쪽으로부터 유전자를 한 세트씩 받아 양친의 특징이 동시에 나타난다. 하지만 유전자 가운데는 부모 중 어느 한쪽의 특성만 나타내는 유전자도 있다. 이시노교수는 수년 전 부친의 특성만 물려받은 유전자 「펙3」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의 역할을 알아보기 위해 「펙3」를 망가뜨린 수컷쥐를 암컷쥐와 교배시켰다. 태어난 새끼쥐들은 처음 암·수컷이 모두 정상적인 것처럼 보였으나 암컷은 성장후 이상 행동을 나타냈다.
교미·출산 등은 정상적으로 행했으나 보금자리 만들기와 수유(授乳)라는 「엄마」 본연의 새끼키우기 행동을 모두 포기, 방치된 새끼쥐들이 모두 죽었다. 「새끼키우기 유전자」인 부친 유래의 「펙3」가 손상돼 있어 「펙3」가 전혀 작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시노교수는 『부친의 유전자가 딸의 모성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인간의 육아는 유전자가 전적으로 결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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