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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신세대] 스탠드서 뛰는 '제3의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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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신세대] 스탠드서 뛰는 '제3의 선수들'

입력
1999.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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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축구 서포터 -83년 출범이후 팬들의 천대를 받아 스탠드가 항상 허옇게 드러났던 프로축구구장에 90년대 중반 스탠드 한가운데를 지키며 녹색의 그라운드를 향해 젊음과 자유를 발산한 젊은이들이 있었다. 프로축구 활성화의 일등공신이며 이제는 「제3의 선수」로 불리는 서포터들이다.

국내에 서포터가 등장한 것은 95년 프로축구가 지역연고제를 정착시킨 이후. 같은해 12월 신생구단인 수원삼성은 처음으로 「그랑블루」라는 서포터를 출범시켰다. 그랑블루는 하나의 단일 조직이 아니라 여러개의 팀으로 구성돼 있다. 즉 지역인이나 PC통신 동호회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최대 조직은 PC통신 동호회를 중심으로 한 「사이버 윙즈」. 통신망을 이용하다보니 가입이 쉬운 편리함때문에 급속도로 인원이 불어나 지금은 약 2,500명 정도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국가대표 응원단인 「붉은 악마」의 회장이 멤버였으니 사이버 윙즈가 붉은 악마를 낳았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감각적인 우리」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센슈얼 아배」가 제일 눈에 띈다. 영어와 순우리말을 조합했는데 신세대적 센스와 감각이 엿보인다. 96년 4월에 결성된 센슈얼 아배는 수원연고의 대학 1학년생들이 주축이다.

이를 만든 젊은이는 당시 수원여고 학생들. 우연히 축구장을 찾았던 여고생들이 축구의 매력에 빠져 서포터를 결성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맹렬 축구팬인 센슈얼 아배 회장 서지연(20·여·용인 송담대1)씨는 『시험지가 녹색으로 보일 정도로 축구에 빠졌다』며 『어려웠던 여고시절을 그나마 재미있게 보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서포터활동 덕분이었다』고 말한다.

주목되는 것은 서포터가 하나의 청년문화를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응원문화를 만들고 수동적인 관중에서 벗어나 신세대만의 독특한 축구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이들은 보고 즐기는 것을 넘어서 그라운드에서 선수와 함께 호흡하는 행위문화로서 축구의 응원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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